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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 갈등·반도체 불황…증시 자금 ‘썰물’
예탁금 6개월만에 최저치
신용잔고도 한달새 4000억 감소
변동성 큰 ‘트럼프 장세’ 유력
韓美통화정책 방향 핵심변수



지난달 미ㆍ중 무역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증시 관련 자금들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ㆍ중 분쟁의 장기화,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시장의 활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투자자예탁금은 24조255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 감소했다. 연초 기대감이 컸던 1월 말(28조2083억원)에 비해선 14% 줄어들었다. 월말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22조6677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월 말 9조9269억원에서 4월 말 10조6826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달 말 10조2526억원으로 뒷걸음질 했다. 코스닥 시장의 감소폭이 4046억원(4월 말 5조8267억원→5월 말 5조4221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254억원)보다 더 컸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겼거나 주식을 팔아 들어온 돈으로, 증시의 대기자금으로 통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융자는 모두 증시 상황에 연동하는 자금으로, 개인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잣대로 볼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와 투자자예탁금은 주가에 비례해서 움직이는 투자수요 지표”라며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서 이들 자금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미ㆍ중 갈등 우려와 외국인 이탈 등으로 2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9일엔 2032.23을 찍어 종가 기준 1월 4일(2010.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지는 않다.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달 말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전후로 양국 무역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정상회담 일정 논의에 침묵하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황 연구위원은 “미ㆍ중 무역분쟁이 연내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갈등이 일시적으로 완화ㆍ악화 국면을 보일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트럼프 장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를 이끌어왔던 반도체주의 부진도 걸림돌이다. 내년 연말까지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부정적 전망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환경과 내부 펀더멘탈을 잇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전제되기 전까진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자신하기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및 속도도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가속화될 경우 한국은행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력도 커져 증시 투자자금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 금리인하 신호를 주고 빠르면 8월, 늦어도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승연ㆍ김현일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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