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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어려도ㆍ너무 늙어도 ‘OUT’…갈곳 없는 10대와 노인들은 웁니다
-노키즈존 논란에도 늘어나는 ‘나이로 구별짓기’
-다수의 편의 위해서라지만…“당하는 사람은 차별이라 느껴요”

[부산 영도의 한 커피전문점에 붙은 청소년 출입제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부 식당과 동네 카페에서 시작된 ‘노 키즈 존(No Kids Zone)’의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최초 시행은 2세 미만의 영아가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10대와 노인층으로까지 확산되는 형국이다. 중고등학생인 10대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틴에이저존’ PC방이 증가 추세고, 아예 65세 이상 노인들이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운동ㆍ목욕 시설(노시니어존)도 늘고 있다.

▶“돈 안 돼요. 관리도 어려워요”… 10대 손님 안받아= 청소년 출입금지를 내거는 가게는 유해업소만이 아니다. 최근 미성년자 사용층이 상당수인 PC방과 프랜차이즈 카페까지 노틴에이저존을 표방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해당 업주들은 상업성과 고객 편의를 이유로 든다.

경기도의 한 성인PC방 업주 조모(45) 씨는 성인 고객들 편의를 생각하면 10대 출입을 금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단체로 오면 시끄럽다는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흡연실 안에서는 성인들과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생긴다“며 ”2년전 성인 PC방이라고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매출에는 전혀 타격이 없다”고 했다. 10대 손님들을 받지 않으면서 매출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실제로는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지점에서도 청소년 출입금지 안내문을 내걸었다. 직원에게 무례한 언행을 하는 사례 등이 늘어나 부모 동반 시에만 입장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었다. 노틴에이저존을 표방하는 업주들은 10대들이 들어올 경우 소란스럽고 기물파손 우려가 크다는 점 등을 지적하지만 청소년들도 할 말은 있었다. 구매력 즉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같은 손님임에도 차별받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고등학생 이모(18) 군은 “교복 입고 PC방에 가면 똑같은 손님이어도 초면부터 반말이다. 게임하면서 욕하고 소리지르는 어른들도 많은데, 애들 목소리에만 ‘야! 조용히 안 해?’라며 윽박지르니 억울할 뿐”이라며 “돈 되는 어른 손님이면 별짓을 다 해도 쫓아내지 않았을 거다. 10대들만 콕 집어서 문제라는데 차별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치실까봐…노인전용 찾아보시죠” = 각종 업소와 시설에서 찬밥 신세를 당하기는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필라테스, 헬스 등도 노인들에겐 먼 얘기다. 연령제한을 내건 곳은 없지만, 유명 센터 대다수가 젊은층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이모(67ㆍ여) 씨는 ”나이가 많다보니 필라테스와 요가처럼 정적인 운동을 해보려고 유명한 곳을 찾아갔더니, 죄다 20대, 30대고 많아봐야 40대더라“며 ”강사부터 수강생들까지 모두 젊으니 선생님께선 따라가기 힘드실 것이라고 만류하는 기색을 보여서 등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일부 공중목욕탕과 사우나 등은 고령 손님이 샤워실 등에서 미끄러지거나 찜질 도중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손님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목욕탕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하는 노인들을 위해 경기도 의왕시 등 지자체에서는 ‘노인전용’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급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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