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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미심장한 시진핑 방북시기…“中의 치밀한 전략, 3차 북미회담 가능성 높일것”
-미중회담 전 북중회담 개최는 중국이 美에 보내는 메시지
-北먼저 만나 ‘비핵화 의지’ 확인+‘북핵 中책임론’ 불식
-대미갈등 ‘걸림돌’ 제거로 시진핑 무역전쟁서 이득 노려
-“金, 시진핑 만나 비핵화 부정적 입장 밝힐 가능성 제로”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와 미중정상회담 약 1주일을 앞둔 시점에 결정된 것은 미국과 북한 모두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제기해 온 ‘중국 책임론’을 해소함과 동시에 미국과 북한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공산도 높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지난 17일 시 주석 방북계획을 밝히면서 제일 먼저 신경 쓴 대상은 미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소식을 접한 하루 뒤인 18일(한국시간) 시 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우리(미ㆍ중)는 다음주 일본 G20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신종호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미국과 중국 최고지도자가 회담을 약속한 것은 (실제) 만났을 때 ‘협력적 분위기’로 현안을 담판짓고 타결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핵 이슈는 미ㆍ중 간 협력 기류를 구성할 중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진단했다. 실제 북한 비핵화의 ‘총론’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의견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 실장은 따라서 시 주석이 미중회담 전 북중회담을 먼저 여는 것은 다분히 미국을 향한 ‘메시지’ 성격을 짙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도 미국에 협조했고,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미국 측에 보낼 필요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신 실장은 “북중회담은 시 주석이 미국에게 ‘우리가 (북한과) 비핵화 의지 등을 재확인했다’는 것을 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간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제기해 온 중국 책임론 불식을 위해 다시 한번 전략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줄곧 북한 핵 문제에 중국 책임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지난 2017년 3월 중국 방문 시 “중국은 북한 정권이 도발을 다시 생각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충분히 쓰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듬해 8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문제 일부가 중국과의 무역 갈등 때문에 생긴 것 같다. 중국이 북미 관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전문가들도 ‘북중→미중’으로 이어지는 시 주석의 행보가 대단히 전략적인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미국의소리(VOA)에 “시 주석이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을 보여주고, 미국과의 무역갈등과 관련해 도움을 얻으려는 전략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비핵화에 대해 북미 입장차를 좁히는 것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미국에 중국과의 무역갈등 해결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미중회담 전에 이뤄지는 시 주석 방북은 결과 여하에 따라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협상 속도를 높일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실장은 “북중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관련한 메시지가 나올 경우 북미회담이 조기에 열릴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외교가 의견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중관계에 정통한 정부 측 소식통은 “시진핑이 지난 7년 간 북한 방문을 하지 않았고, 길게보면 중국 최고 지도자가 14년 간 방북하지 않았던 제일 큰 이유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견차이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시진핑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입장이 있어야 정상회담도 하고, 북한도 방문한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며 “이번 북중회담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비핵화 의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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