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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항 귀순 북한 어선…“軍 경계실패” 논란
“엔진 끄고 날 밝기 기다렸다”
“해상판 노크귀순” 논쟁 가열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뒤 우리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KBS 제공]

지난 15일 동해안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불리는가 하면 북한 어선이 삼척항 앞바다에서 날이 밝길 기다린 것으로 알려져 ‘해상판 대기귀순’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은 해상에서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에 해안으로 진입할 경우 군의 대응 사격을 우려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는 4년 전 북한군 귀순자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날이 새길 기다렸다가 남쪽으로 넘어온 일명 ‘대기귀순’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군 안팎에 따르면 북한 어선은 지난 15일 야간에 삼척항 인근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한참을 대기했다. 날이 새길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새벽 5시가 넘어 해가 뜨자 이 어선은 기관을 켜서 해안 쪽으로 기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을 했고 인근에 있던 민간인의 신고로 오전 6시 50분께 발견됐다. 신고한 주민은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크귀순’에 ‘대기귀순’까지 추가된 셈이다.

주민 신고는 곧바로 강원경찰청 112상황실로 접수됐고, 상황 요원이 삼척경찰서 상황실과 관할 지구대로 통보했다. 이와 동시에 동해해경 삼척파출소에 통보됐으며, 출동 요원들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한 어선에 선원 4명이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 애초 기관 고장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엔진은 가동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북한 어선 삼척항 진입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북한군 병사가 걸어서 우리 군 경계초소로 넘어온 ‘노크귀순’ 사건, 2015년 북한군 병사가 역시 걸어서 DMZ에서 날이 밝길 기다려 귀순한 ‘대기귀순’ 사례와 실제로 흡사한 점이 많다. 2012년 노크귀순 당시 북한군 병사는 강원도 고성 인근의 소속부대를 탈출해 걸어서 우리 군 경계초소에 도착했고,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혀 귀순했다. 2015년 대기귀순 당시 북한군 귀순자는 야밤에 북한 측 철책을 통과한 후 어둠을 이용해 우리 군 GP(경계초소) 인근 언덕까지 접근해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다가 귀순했다.

북한 어선이 야간에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에 들어가는 순간, 군의 해안감시레이더에 미세하게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더 포착 당시 동해상의 파고는 1.5∼2m였고, 북한 어선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였다. 당시 레이더 감시요원들은 포착된 표적이 기동하지 않고 정지돼 있자 이를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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