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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2000바퀴 돌아도 고장 날까말까 세계유일 경-중정비 한곳서 깨알점검”
남은 수명 15년도 안전 최우선
내년부터 동력분산식 상업운행


KTX가 정비를 받기 위해 고양차량정비기지에 들어와 있는 모습.

“고속철도(KTX)는 ‘10분 이상 장애’를 기준으로 보면 100만㎞를 달렸을 때 0.05건만 나타날 정도로 안전성ㆍ신뢰성이 높습니다. 지구를 2000바퀴 돌면 한번 장애가 날까말까 하는 정도입니다” (권병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술본부 차량기술단 고속차량처장)

KTX가 2004년 도입된 이후 벌써 15년이 지났다. KTX 사용연한이 3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도입된 열차는 수명의 절반을 다한 셈이다. 그 오랜 시간을 대체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정비와 점검에 소홀하지 않은 덕이다.

지난 21일 경기도 덕양구에 위치한 코레일 고양차량정비기지를 찾았다. 수도권을 달리는 모든 열차의 정비를 맡은 곳으로, 980여명의 직원이 1일 3교대로 24시간 빈틈없이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차량정비기지는 이곳 외에도 부산 가야(고속차량), 부산 서면(일반차량), 호남 광주송정(고속차량) 등 전국에 4곳이 있다. 고양정비기지는 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고양정비기지는 규모뿐만이 아니라 경정비와 중정비를 모두 담당하는 기지로는 세계에선 유일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중정비와 경정비 시설이 바로 붙어 있으면 부품의 신속한 공유, 의견 교환 등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이 코레일 측 설명이다.

경정비는 매일 기본정비(주행거리 최대 5000㎞), 4개월마다 제한정비(주행거리 15만~16만5000㎞), 8개월마다 일반정비(주행거리 30만~33만㎞), 16개월마다 전반정비(주행거리 60만~66만㎞) 등으로 이뤄진다. 차량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마모된 바퀴의 원형을 복원하거나 교체하고, 브레이크 패드를 손보는 등의 작업이 일상적으로 진행된다.

중정비는 용접부를 제외한 차량 전체를 분해한 뒤 전체를 새 열차처럼 원형으로 복원해 출고하는 것으로 15년마다 실시한다. 2004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KTX 46대가 현재 그 대상이며, 1998년 제작된 점을 감안해 2012년부터 해마다 6~7대씩 정비하고 있다. 이날도 중정비센터에서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작업장 한켠에는 정비를 다 마치고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열차가 새 것처럼 매끈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들 열차는 남은 수명 15년까지 모두 달리고 난 2034년 이후에는 폐기된다.

이들 열차가 수명을 다해감에 따라 코레일은 고속열차를 현재의 동력집중식인 KTX에서 향후 한국형 동력분산식인 EMU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다. 당장 내년 말부터 EMU가 상업운행에 투입된다. 동력집중식은 전체 열차 맨앞과 맨뒤에 위치한 동력차가 나머지 열차를 끌고 달리는 방식인 것에 반해, 동력분산식은 열차 중간 객차에도 동력장치가 배치돼 있어서 가속에 뛰어나다. 권병구 처장은 “EMU를 도입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른 것이며, 해외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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