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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타리 낮춘 금투업…약육강식의 장 되나
대형사 확장전략 유연해져
중소형사 경쟁심화 부담 증가
핀테크 진출효과는 미지수



금융투자업계가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 게임이 전개될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을 보호해왔던 인허가 울타리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형사들의 확장제한이 풀리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증권사는 56개사다. 2010년 이후 신규 진입한 증권사는 6곳에 불과하지만, 자산운용사의 경우 2008년 말 15곳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207곳으로 늘었다. 인가요건을 완화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가 25일 금융투자업 인허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증권사 역시 지금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투자업권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한다. 대형사들은 자기자본을 앞세워 투자은행(IB) 및 트레이딩 업무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리테일 영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사업자의 경우 자본규모 측면에서의 경쟁력보다는 가입자 기반의 경쟁력을 통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와 달리 영업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증권사의 대형화 기조 등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금융당국은 1그룹 1증권사 정책을 폐지함으로써 그룹 내 증권사 신설ㆍ분사ㆍ인수를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인데, 업계는 특히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합병을 강요하지 않아 보다 유연한 통합관리(PMI)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는 2001년 말 5곳에서 지난해 말 12곳으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곳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고 이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은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초대형IB 진출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다른 중대형사들이 향후 초대형 IB로 진출하기 위해 기업 인수ㆍ합병(M&A)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신규 진입 증권사가 16개 정도로 전체적인 경쟁은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혁신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모험자본 공급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금융투자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증권업 신규 진입 및 신규 증권사의 종합증권업 진출 허용, 한 기업집단의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복수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번 안에는 증권업 업무 확대 시 ‘인가’ 아닌 ‘등록’으로 간소화, 인가ㆍ등록을 위한 심사기간 단축, ‘최대 심사중단기간’ 도입 등의 내용도 담겨있다.

김나래ㆍ최준선 기자/tick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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