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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수출부진이 가져온 국제수지 불안
수출부진이 국제수지의 불안감을 불러오고 있다.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달러 돈줄이 마른다는 사실 자체가 달갑지 않다. 게다가 긍정 요인들에비해 부정적 요인들이 더 많다.

한은이 발표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서 5월 경상수지는 49억5000만 달러 흑자다. 앞서 4월 7년만에 6억6000만달러 경상수지 적자를 경험한 터라 한달만의 흑자반전이 반가울테지만 특별한 일은 아니다. 애초부터 4월의 적자는 외국인 주주 배당 등 단발적인 요인이었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줄어반토막났다. 게다가 2월부터 넉 달째 1년 전에 비해 줄창 나빠지는 흐름이다.

마음이 편치 않은 건 상품수지(수출-수입)의 위축이다. 상품수지는 53억9000만 달러 흑자다. 2014년 1월(36억7000만 달러 흑자)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적다. 수출(480억3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10.8% 줄어든 여파다. 원인은 분명하다. 세계 교역량이 부진하고 반도체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일본의 경제보복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집중돼 있지만 이건 시작이고 영향을 받는 산업 범위가 더 넓어질 수도 있다. 첩첩산중이다.

반면 수입(426억4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불과 1% 감소했다. 그대로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수입은 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출전략이나 의지와는 무관하다.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이 줄어든 게 상품수지 흑자 축소의 원인이지만 수입까지 늘어날 경우 최악의 수지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나마 서비스 수지의 개선이 힘을 보탰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서비스 수지는 9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2년 5개월 만에 가장 작다. 특히 여행수지가 많이 개선됐다. 해외로 나가는 우리 관광객은 미세하나마 줄고 중국인 입국자 수가 월 50만명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반기 수출 부진을 감안해 불과 며칠전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안에서 연간 경상흑자를 605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4월 한은이 전망한 665억 달러보다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한은도 이달중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대폭 내려잡을 것이 확실시 된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면 국제수지의 기조가 흔들린다. 그건 거시경제의 부담이다. 더 이상 펀더멘털이 좋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이제 경제 낙관론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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