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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승덕 부부, 이촌파출소 건물마저 사들인 사연

이촌파출소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파출소가 부지에 이어 건물 소유권까지 고승덕 변호사 측 회사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용산구의 공원 부지 매입 계획에 비상이 걸리며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협상 결과에 따라 약 237억원으로 예상했던 매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구청측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10일 용산구와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301-86번지 꿈나무소공원 안에 있는 이촌파출소 건물 소유자가 지난 4월 말 국가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아내가 임원으로 있는 마켓데이유한회사로 변경됐다. 마켓데이가 파출소 부지에 이어 건물까지 사들였기 때문이다.

1975년 7월부터 파출소로 사용해온 이 건물은 면적 137.47㎡의 2층 건물이다.

애초 건물 부지와 주변 땅도 국가 소유였지만 1983년 관련법 개정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소유권이 넘어갔고, 2007년 마켓데이가 인근 이촌소공원 땅과 함께 약 42억원에 사들였다.

마켓데이는 이후 부지 활용을 위해 경찰청에 이촌파출소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3년 파출소 부지 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7년 승소했다. 그해 7월에는 파출소 철거 소송을 내 1심에 이어 작년 11월 2심에서도 승소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이 바로 그 마켓데이에 파출소 건물을 사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그간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자 결국 파출소 존치를 위해 마켓데이 측에 건물 매입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촌파출소처럼 토지 소유주와 건물 소유주가 다르면 건물 소유주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적용받아 최대 30년까지 해당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촌파출소는 지상권 적용 기간이 이미 끝나 현재 있는 부지에서 나와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토지 소유주에게 건물을 사달라고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게 용산경찰서 측의 설명이다.

이촌파출소는 주변 1만 가구, 주민 3만여명을 관할한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주민들도 파출소 존치를 원한다”며 “매도액은 밝힐 수 없지만, 건물이 낡아 감정가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촌파출소는 마켓데이 측과 임대 계약을 맺어 입주해 있다. 월 임대료는 1천500만원(부가세 제외) 선으로 알려졌다.

이촌파출소 소유권마저 마켓데이로 넘어가면서 일대 땅을 사들여 공원으로 지키려던 용산구의 계획도 틀어질 수 밖에 없다.

용산구는 올초 보상 계획 수립 시 마켓데이가 소유한 공원 땅과 국가 소유 파출소 건물 매입에 총 237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파출소 건물 보상 예정액은 약 2,6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가면서 보상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용산구는 우선 계획 변경을 위해 지난 4일 기존 공원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폐지를 공고했다. 14일간의 공고 열람 기간이 끝나는대로 새로운 계획을 고시해 연내 매입을 최대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게 용산구의 방침이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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