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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타는 것이 부끄럽다”...유럽 탄소저감 ‘변화의 바람’
프랑스 정부가 내년부터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항공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에어 프랑스 소속 비행기들이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일렬로 대기하고 있다. [AP]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자는 유럽의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 운동이 항공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최근 KLM 네덜란드 항공은 설립 100주년을 맞아 여행객들에게 비행기 이용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지속가능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는 항공산업이 인류가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 정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따른 것으로, 특히 짧은 거리를 오가는 여행객의 경우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할 것을 권고한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1㎞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가 285g인 반면 기차는 14g에 불과하다.

‘비행의 부끄러움’을 뜻하는 플라이트 셰임 운동은 스웨덴 활동가들의 ‘플뤼그스캄(flygskam)’ 운동이 확산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기후변화 대책 마련 요구와 함께 ‘등교거부 시위’를 펼치며 유명해진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16)도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라이트 셰임 운동은 정부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9일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내년부터 프랑스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환경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륙하는 비행기에 1.5~18유로 범위의 환경세를 부과해 기차와 같은 다른 교통수단 발전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플라이트 셰임 운동에 대해 항공산업계에서 일단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제항공수송협회(IATA)의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총장은 블로그에 “비행은 자유”라며, “인간의 한계를 기차의 거리나 보트의 속도에 가두는 것은 진화하는 역사의 역행”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도제 기자/pdj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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