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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경제보복]오르는 D램값…日 수출규제 美도 달갑지 않다
- 저물가 저금리 원하는 트럼프…반도체 가격 불안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 한국 日수출·흑자 3위…사태 장기화시 모두에게 피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8초간 악수’를 하고 지나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무차별적인 확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량이 상당한 일본 또한 안아야할 부담이 큰 데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D램의 현물 가격은 10개월 만에 처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D램의 시장 현물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평균 3.0달러로 전날 대비 1.2% 올랐다. 이는 작년 9월14일 같은 제품의 가격이 7.4달러를 기록해 전날 대비 약 0.2% 오른 이후 10개월 만의 첫 반등이다.

D램 가격 상승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불안 심리로 이어지며 일부 업체들이 구매량을 대폭 늘리는 등 수요가 확대됐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극단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수급 차질로 전개될 경우 단순히 양국의 충격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저물가·저금리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해와도 상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의 제재가 장기화 할 경우 수요나 공급자의 의지와 관계 없이 IT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세트 업체들의 비용 부담 증가 등을 통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자 제품군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의 19.7%에 달해 수입물가 상승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부담을 자극할 수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수급 차질은 수요에 기반하지 않은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여력의 제한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따라서 역설적으로 일단 당장 급격한 상황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 잇단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들은 반도체 관련 주식을 연일 쓸어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분율을 올 들어 가장 높은 57.61%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부진한 2/4분기 잠정실적을 내놓고 8일 주가가 2.74% 하락했지만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일부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양국 간 교역량이 상당해 일본이 감당해야할 부담이 적지않은 점도 파국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일본은 1965년 한일수교 이후 53년간 한 번도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일본에도 한국은 중요한 수출대상국인 만큼 다음달 화이트(백색)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수출규제를 확대할 경우 일본 역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와 일본관세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의 총수출금액 31조6559억엔(약 343조9000억원) 중 한국으로의 수출금액은 2조1958억엔(약 23조9000억원)으로 6.9%를 차지했다. 이로써 2000년부터 20년간 한국은 일본의 수출국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일본의 대한국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8000억엔(약 8조7000억원) 이상 많음에 따라 한국은 올해 기준 미국, 홍콩에 이어 일본의 흑자국 3위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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