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권퇴출 막자” 인테리어업계 ‘상생매장’ 늘린다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에이스침대 등 설치 확대
지역 대리점들 임대료 안 내거나 반값에 입점 영업

가구·인테리어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 부심지역이 재개발돼서 고도화 하면 기존 상인들이 외곽으로 쫓겨나 점차 소비자들과 멀어지기 때문이다.

가구 등 인테리어제품 매장은 대개 부심권에 위치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한다. 부피가 큰 가구제품의 경우 넓은 전시장과 창고공간이 요구돼 임대료 상승에 따른 상권퇴출이 잦은 편이다.

한 인테리어업체의 상생형 복합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현대리바트 제공]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에이스침대 등 인테리어 관련 기업들이 ‘상생형 매장’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본사가 대형 매장을 짓거나 임대해 입점비용, 임대료 등을 거의 받지 않고 품목별 대리점들을 5, 6개씩 입점시켜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공통점이다.

한샘은 리모델링 패키지를 파는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을 전국 주요 상권에 22개 마련했다. 내년까지 50곳으로 확장할 계획인데, 여기엔 평균 5개의 대리점이 입점해 영업한다.

대형쇼룸은 본사가 직접 매장을 임대해 전시장을 만들고, 다수의 대리점주가 입점해 영업을 하는 상생형 전시장이다. 자본과 인력의 한계로 대형 전시장을 열지 못하는 대리점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종의 상생매장이다. 입점 대리점들에게 판매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손익분기 매출에 도달하면 이후는 대리점의 수익이 되는 구조로 운영한다.

현대리바트도 이와 유사한 ‘리바트키친 플러스’ 매장을 전국에 총 13개 운영 중. 개인사업자가 대리점 개설 시 필요한 임대보증금, 매장 인테리어비용 등 초기 투자비용 일체와 월 임대료·매장관리비·판촉비 등 매장 운영비용 모두를 현대리바트가 부담한다. 주방가구 사업 강화를 위해 주방가구 브랜드 ‘리바트키친’ 매장을 이같이 상생형 전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대리점의 영업력을 배가시키고, 주방가구 판매망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이를 본사와·대리점간 상생모델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서울 강서지역, 부산 등에 신규 개점 예정인 ‘리바트 스타일샵’ 직영점 내 리바트키친 매장도 모두 이런 상생형 전시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에넥스는 전국에 15개의 쇼룸을 운영한다. 쇼룸은 본사가 직접 매장을 임대하고, 인테리어한 뒤 대리점주를 입점시키는 형태다. 본사는 대리점주에게 좋은 영업환경을 제공하고 소액의 임대료를 받는다. 다만, 상권 및 규모를 고려해 임대료를 일부 본사가 지원해준다.

상생매장의 원조인 에이스침대는 ‘에이스스퀘어’를 지난 2014년부터 늘려 왔다. 서울 중곡점을 시작으로 울산, 수원, 부산, 대구, 평택, 진주, 천안 등 총 17곳에 이른다. 올해도 수도권 광교를 시작으로 춘천, 동두천, 포항 등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어서 총 20곳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스스퀘어는 본사의 판매수익 일부로 전국 거점지역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후 신축된다. 또는 노후한 에이스매장을 재단장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향후 예상되는 문제는 업계내 자본력의 격차. 이윤을 내는 양질의 수익으로 자본을 축적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 출점경쟁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2일 “대리점주들로선 전국 주요 도시 중심권에 매장을 유지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상생매장은 영업과 소득 유지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문제는 자본여력이 있는 대형업체와 영세업체 간의 격차”라며 “향후 이런 상생매장 확대 여부에 따라 업계내 경쟁이 판가름 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