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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무는 ‘마트 SPA’ 전성시대
-롯데마트 자체 의류 브랜드 ‘테’…연내 모든 매장 철수
-SPA 시장 커지자 경쟁에 가세했지만…기존 SPA 브랜드에 밀려
-이마트·홈플러스도 자체 의류 브랜드 운영…경쟁력 강화 나서
롯데마트가 자체 의류 브랜드 ‘테(TE)’ 매장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롯데마트가 자체 의류 브랜드 ‘테(TE)’ 사업을 접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테의 68개 매장 중 38개를 철수시켰으며 나머지 매장도 연내 문을 닫을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매장 정리 작업에 돌입했으며 순차적으로 매장을 폐점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테를 선보인 건 지난 2016년이었다. 국내 패션 시장이 불황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만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던 시기였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SPA 시장에서 가능성을 봤다. 이마트가 2009년 자체 패션 브랜드 ‘데이즈’로 첫발을 떼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뒤따랐다.

2015~2016년에는 마트 SPA 삼총사 모두 합쳐서 연매출 1조원을 넘볼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특히 데이즈는 2009년 연매출 2002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4600억원을 돌파했으나 이듬해 4450억원을 기록해 4% 역성장했다. 한때 국내 SPA 매출 1위인 유니클로를 넘볼 대항마로 꼽혔으나 현재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롯데마트 테와 홈플러스 ‘F2F’도 연매출 3000억원의 벽을 넘지 못했고, 급기야 롯데마트는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마트 SPA가 한계에 직면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기존 SPA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패션 전문 온라인몰이 침투하는 사이 시장의 변화에 뒤처졌다. 고급화·전문화를 시도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 사이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어 마트 SPA 브랜드도 타격을 입었다. 대다수 매장은 대형마트에 입점한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2017년을 기점으로 마트 패션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업체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문화가 가능한 의류 품목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자체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인 ‘보나핏’을 강화해 양말·속옷·잡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상품으로 승부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내 SPA 시장은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며 “이에 맞춰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은 철수하고 언더웨어·라운지웨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 매장이 철수한 자리에는 기존 SPA 브랜드를 입점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이미 일부 매장에 신발 멀티숍 슈마커, SPA 브랜드 탑텐 등이 입점했다.

이마트는 다각도로 데이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합 기획해 생산 원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늘린다. 또 전체 상품 수는 줄이는 한편, 일부 주력 상품의 색상을 늘려 상품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여성의류·남성의류·스포츠 등 품목별로 진행했던 행사도 하나로 묶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초저가·친환경 상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자체 의류 브랜드인 F2F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LF, 이랜드 등 주요 패션기업 출신 전문가들을 영입해 브랜드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지속적으로 F2F 의류의 품질을 높이고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가 거래하는 해외 공장에서만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밖에 소재 전문 기업과 협업해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등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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