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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미술관 큐레이터, 2년마다 교체?

최근 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전달받은 소식에 따르면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 입법조사관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시행되는 사립미술관 전문인력사업으로 지원 받는 큐레이터(2019년 37명)를 2년마다 새로운 인력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소속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연속 근무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각 사립미술관들이 큐레이터를 2년마다 퇴사시키고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반복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정부가 국내 우수 전시기획자를 육성하는 길을 막는 셈이 된다. 국내미술관과 해외미술관과의 교류전시회가 늘어나면서 현대미술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큐레이터의 실무경험을 쌓는 기회를 제한하면 현대미술 해외교류 활성화에 역행하게 된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미술작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전시를 기획해 관객에게 선보이는 모든 과정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전문가를 가리킨다. 취업준비생이 선망하는 대상이지만 업무 강도는 매우 높다. 전시를 기획하고 실현하는 전체 과정과 관리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행정절차를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

미술관큐레이터 업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자신의 연구를 전시기획에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해 현실로 구현하는 일이 주어진다. 다시 말해 전시 아이템 선정으로, 선정조건은 학문적 요소와 예술적 가치, 대중적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다음으로 전시 주제 다듬기, 참여 작가 섭외 및 작가 정보입력, 작품 목록, 전시기획서, 작품 대여요청서, 작품출품 의뢰서, 전시계약서, 저작권 동의서 등을 작성한다. 이어서 예산안 짜기, 자금조달을 위한 지원신청서, 전시디자인 및 공간 설치계획안을 작성한다.

그런 한편으로 전시도록에 들어가는 원고 청탁, 작가 노트, 작품도판 취합, 본인이 직접 글을 쓰거나 편집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개막 행사 기획 및 홍보, 전시 종료 이후의 평가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그래서 니콜라스 세로타 영국테이트미술관장이 “큐레이팅은 20퍼센트의 심미안과 상상력, 80퍼센트의 행정력과 팀워크, 경영 능력으로 이루어진다. 20퍼센트에 해당되는 능력이 없으면 성공적인 전시를 열 수 없지만, 80퍼센트의 능력이 없어 전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멋진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허사가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

한 개의 전시가 끝나면 큐레이터의 업무도 종료될까?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를 관리하는 동시에 다음 전시를 연구하며 실현시키는 일이 주어진다. 복수의 전시아이템을 개발하고 작가 발굴 및 작가들과 전시콘셉트를 공유하면서 또 다시 새로운 전시를 준비한다.

결론적으로 큐레이터 업무는 단절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전시기획자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소 5년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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