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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가뭄끝 단비같은 고용 호전, 안도하긴 이르다

악재만 연속이던 추석명절 경제에 그나마 고용시장에서 두달째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3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5만2000명 늘었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연속으로 40만명대의 취업자 증가인 것은 물론이고 2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8월만 기준으로 보면 5년만에 가장 많다.

반면 지난달 실업자는 85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5000명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2013년 8월 78만3천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이에따라 15∼64세 고용률은 67.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고 실업률은 3.0%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고용지표가 호전된 것은 그동안 일자리 증가를 주도 했던 보건사회복지, 숙박 음식점, 등의 상황이 여전히 좋은데다 제조업, 도소매업에선 감소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산업별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로 제조업의 몰락이 진정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고용지표에는 재정투입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연령별 취업자를 볼때 60세 이상의 신규취업자가 39만 1000명에 달한다. 50대도 13만3000명이나 된다. 45만명 증가의 대부분이 이런 중장년 이상이다. 재정형 단순 고용일 수 밖에 없고 좋은 일자리는 더욱 아니다.

그 결과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업급여다. 2달연속 고용지표 호전의 빛을 다 가려버린다. 비자발적 실업자에게 주는 실업급여는 그 좋았던 7월엔 역대 최대(7589억원)를 기록했고, 8월(7256억원)도 작년 동월 대비 17.8% 늘었다. 8개월 동안 5조5412억원이 지급돼 올해 전체로는 8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상황이 이쯤되니 고용보험기금이 고갈 위기에 처했고 정부는 별수없이 고용보험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현행 1.3%에서 1.6%로 올리기로 했다. 멀쩡한 기업과 근로자들의 부담은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경제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대외 리스크는 여전한 가운데 수출은 감소하고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 부진도 겹쳐 나타난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도 나왔다. 수요 위축에 따른 디플레이션 조짐임이 분명하다.

이미 민간 연구소들은 1%대 후반까지 예상치를 하향조정했고 2.4% 정도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는 정부도 이보다 둔화될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고용지표 호전을 빌미로 또다시 경제 낙관론을 펴거나 심지어 소득주도성장 정책효과라고 호도하지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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