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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부동산 사로잡은 ‘코리안 머니’…“한국인들이 도착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문사 CBRE 보고서
“국민연금·보험사 이어 증권사 등 제3의 물결”
“환프리미엄·낮은 조달비용…투자기조 지속될 것”

CBRE 보고서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국인들이 도착했다. 모든 면에서, 특히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서, 한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회사인 CBRE는 최근 게재된 ‘한국 투자자들이 도착했다(THE KOREANS HAVE ARRIVED)’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아시아태평양 리서치를 담당하는 레오 정(Leo Chung)은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그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최근들어 국경간거래의 진정한 참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자들은 그간 국내 주요 기반시설과 상업용 부동산을 개발하는 데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굴려야 할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고, 최근에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영국을 포함한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산에 손을 뻗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주목받는 투자자는 국민연금이다. 운용자산이 6000억달러에 달하는 국민연금은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기관투자자다. 자연스레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가장 먼저 움직이는 투자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레오 정은 “국민연금은 ‘시장에서 가장 정교한 투자자’라는 지위를 구축했고, 투자 사이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이해도는 이같은 지위를 강화해 왔다”며 “현재 국민연금은 런던, 프랑크푸르트, 도쿄, 싱가포르, 시드니 등 글로벌 관문 도시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보험사들 또한 해외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운용자산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아시아 최대 투자자라는 평가다. 한국 보험사들은 다른 아시아 투자자들과 비교해, 투자사 몇 곳이 함께 자산을 인수하는 공동투자나 클럽딜 형식의 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관리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한화생명이 지난 2013년 런던 로피메이커 플레이스를 4억7200만 파운드(약 70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SAFE, AXA 부동산과 공동 투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국내 은행, 증권사, 재벌 등 ‘제3의 한국자본 물결’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국내 자산운용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신디케이트(syndicate, 집단대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모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지원해 영국이나 유럽 시장 내 한국 자본의 유입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 투자자들은 영국이나 독일과 같은 전통적인 유럽 관문 도시 밖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7~2018년 영국과 독일에 투자된 자금은 한국의 전체 유럽 투자액의 67%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해당 도시의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최근에는 프랑스, 체코,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와 같은 도시에서도 한국 투자자들이 참여한 거래가 점점 더 많이 성사되고 있다는 평가다.

레오 정은 “한국 자본의 경우 유럽에 투자할 때 환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고 금융 비용도 비교적 적기 때문에 해외 투자에 앞으로도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 많은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유럽 부동산에 대한 강한 투자 욕구를 반영해 입찰에 나서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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