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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전세 논란...상한제發 ‘전세난’ vs 공급과잉 따른 ‘역전세난’
가을 이사철 엇갈린 서울 전세시장 전망
“입주량 일부지역 집중, 전세수요 많아 오를 것”
“서울 수도권 입주물량 늘어 전세값 하락할 것”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푸르지오’ 59.91㎡(이하 전용면적) 전세가 4억원(4층)에 계약됐다. 2일에도 이 아파트 같은 크기 8층이 4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올 들어 줄곧 3억5500만~3억9000만원에 계약되더니 이달 들어 일제히 4억원 이상에 전세가 나가고 있다. 이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엔 같은 크기 전세 매물이 한 채 남아 있는데, 4억1000만원이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서울 전셋값 오름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04% 올라 7월 첫째 주(0.01%) 이후 11주째 상승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하락하다가 7월(0.04%) 반등한 이후 8월(0.12%)을 거쳐 이달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서울 전세는 전지역에 걸쳐 고루 강세를 보인다. 지난주 영등포(0.09%), 양천(0.07%), 노원(0.07%), 서초(0.06%), 강남구(0.06%)에서 오름폭이 컸다. 성동, 광진, 동작구도 각각 0.05%씩 뛰어 많이 올랐다.

서울 전세 상승은 입주한지 10년이 안된 새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준공 시기별로 지난주 5~10년 된 아파트는 0.11%나 뛰었고, 5년 이하도 0.06% 상승했다.

서울 전세 전망은 엇갈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록임대사업자 증가 등이 변수로 꼽힌다.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하반기 서울 입주물량은 2만여가구 수준인데, 강동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전세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입주물량이 없다고 본다.

기존 전세 물량도 이전에 비해서 많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임대사업자에 혜택을 늘려 한동안 전세로 돌리지 못하는 등록임대주택이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한 것도 변수다. 지난달 기준 전국에 등록된 임대주택은 145만 가구로 이중 70% 정도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저렴한 분양 아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매매를 미루는 수요가 느는 것도 전세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전세에 계속 머물면 신혼부부 등 새로 진입하는 전세 수요와 함께 전셋값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전세자금 대출 부담이 낮아진 것도 전세 수요를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서울 전세 시장에서는 하락요인보다는 상승요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반면, 올 연말부터 입주량이 급증해, 전셋값이 하락한다고 전망하는 곳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올 연말부터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물량이 넘쳐 전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장기 평균에 비해 10% 증가하면 전셋값이 0.6~1.21%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경기도 입주물량 예정인 18만7000가구는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의 중위전세가격은 전년 대비 0.75~1.48% 하락한 약 2억3000만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2017년 말 2억5000만원 대비 약 2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라며 “서울·경기 지역의 전세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기가 각각 2018년 2월과 2017년 12월임을 감안할 때 전세계약 만기도래시점인 2019년 12월부터 역전세 현상이 수도권에서도 표면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헤럴드DB]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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