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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野, 모두 못미더워”…제3지대에 ‘눈길’
서울 광장·중부시장서 들은 ‘추석 민심’
조국·총선 이합집산 구상 등 구태에 피로
시민 상당수 여야 지지 철회 뜻 밝히기도
“제대로 된 제3지대…돌풍 불길 바란다”
지난 15일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모습. 이원율 기자/yul@

“여야 다 똑같이 밉상인데….”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만난 시민 박성옥(59·여) 씨는 ‘추석 민심’을 묻는다는 말에 “여당은 조국을 왜 감싸는가. 야당은 그렇다고 왜 또 길 위에서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민 조모(66) 씨는 “과거 민주당 쪽은 굼뜨지만 선함, 한국당 쪽은 마냥 믿을 순 없지만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두 답답한 모습만 보이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은 매년 ‘추석 밥상’에 오를 반찬들을 올렸지만, 이번만큼 그 무게가 무거웠던 적은 흔치 않았다. 여야는 추석 연휴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건을 놓고 힘싸움을 했다.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물밑에선 보수 통합, 진보 연대 등 작업이 그려지고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시민에게 남은 것은 구태(舊態)에 대한 혐오였다. 이날 만난 이들 상당수는 “어딜 밀어줘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지금이 제3지대 문을 열 적기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올린 화두는 조 장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연일 쏟아지는 조 장관의 사모펀드·자녀 부정입시 의혹 등에 뜻을 접었다는 목소리도 컸다. 상인 황모(58·여) 씨는 “아들 대학 보내려고 동전까지 싹다 긁어 모은 적이 있다”며 “약자를 위한다는 조 장관이 앞뒤 다른 일을 하고, 민주당이 이를 무작정 비호하는 것을 보며 정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건너편에 있는 중구 중부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동현(31) 씨는 “특히 딸의 ‘논문 제1저자 등록’ 의혹은 수많은 청년 대학원생을 울렸을 것”이라며 “온갖 의혹이 여과없이 쏟아지는 건 맞다. 하지만 조 장관의 제대로 된 답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시민들은 여당 대항마인 자유한국·바른미래당 등 범야권에 속한 야당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진 않았다. 시민 이모(50·여) 씨는 “야권 지지를 철회하려고 한다”며 “여당의 온갖 무리수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 결국 조 장관 임명까지 못 막았지 않느냐”고 했다.

제대로 된 ‘제3지대’를 원한다는 말은 곳곳에서 들려왔다. 정쟁 아닌 민생에만 치중하는 새 집단의 등장을 바란다는 목소리다. 정치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후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 비율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국민 10명 중 4명이 무당층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상인 임기효(51) 씨는 “참신한 인물, 참신한 정치력이 있는 세력이 있다면 전폭 지지하고 싶다”며 “총선 전에 새로운 돌풍이 불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민 김모(35) 씨는 “그동안 부패 이미지를 쌓은 기존 정당들은 생명력이 다 된 것 같다”며 “여야 모두 높아지는 무당층 비율 속에서 제대로 망해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원율 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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