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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B·웨이브·원스토어에 7000억…SKT 동시 투자유치에 시장 ‘난색’
미래대우, SKB-티브로드 지분 재매각
OTT ‘웨이브’도 2000억 CB 발행
앱마켓 ‘원스토어’까지 1000억 가세
“성장 방향성 상충…모두 투자하기 힘들 듯”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SK텔레콤이 주요 자회사 세 곳에 대해 7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투자유치 건이 이처럼 한꺼번에 몰린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각 기업의 지향점도 모순된 측면이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에 약정한 3879억원(지분 8.02%) 투자와 관련,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 설립을 통한 외부 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 합병이 완료되면 내년 1월 초 합병기일을 기점으로 미래에셋대우 PE가 주식을 인수하게 되는데, 이 주식을 기관투자자에게 재매각하는 구조다.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IPO 무산 시 연 3%대 중반 내부수익률(IRR)에 맞춰 지분을 우선매수하는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SK텔레콤에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OTT) 플랫폼인 ‘웨이브’의 투자유치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출범하는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의 OTT 사업부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OTT 서비스 ‘푹’을 통합한 신설법인으로, ‘넷플릭스’와 경쟁할 토종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외부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SK증권 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 PE본부가 PEF를 통해 20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이에 대한 출자자를 모집 중이다.

두 회사 모두로부터 투자를 제안받은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은 IPTV 및 케이블TV 시장 재편을 내세우고 있고, 웨이브는 OTT가 기존 IPTV 및 케이블TV 플랫폼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걸고 있다”며 “지향점이 서로 다른 투자건이 SK텔레콤 한 기업으로부터 나온 상황에 투자자들도 헷갈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앱(App) 마켓 플랫폼인 ‘원스토어’ 투자유치도 시장에 풀린 상황이다. 원스토어는 과거 통신 3사가 각각 보유했던 앱스토어를 통합한 뒤 2016년 설립된 회사로, 현재 SK텔레콤과 네이버가 각각 65.5%, 34.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대비 저렴한 플랫폼 수수료가 강점인데, 콘텐츠 강화 및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기 위해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PEF에 1000억원 규모 상환우선주(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며, 3년 내 IPO를 추진 및 무산 시 4% 내부 수익률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웨이브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는 SK증권 PE가 해당 딜에도 관여하고 있다.

결국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 웨이브, 원스토어 등 3개 회사에 대해 유치하려는 투자 자금만 7000억원에 달한다. 세 회사 모두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공통적으로 IPO를 조건으로 제시한 뒤 비슷한 수준의 보장 수익률을 내걸었다.

또다른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한 기업에서 복수의 투자유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 자체도 드문데, 그것도 동종 사업체 세 곳이다보니 투자심의를 통과하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며 “IPO 무산을 생각하면 투자 조건도 유사하기 때문에, 결국 미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쪽에 투자가 몰릴 듯하다”고 내다봤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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