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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F에 데인 은행권…‘원유ETF’에도 ‘안전제일’
극히 일부 자산가 투자 문의
변동성·롤오버 비용, 투자 부정적
원유 DLS, 상품 목록에서 배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상품에 관심이 쏠린다. 원유 가격이 급등 후 하루 만에 하락 반전하며 진정세를 보였지만 국제 정세 속 여전히 반등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은행권 WM(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변동성 리스크와 롤오버 비용 등을 꼽으며 ETF(상장지수펀드) 등 원유와 연계된 상품 투자에 부정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유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며 저금리 시대 돈 굴릴 곳을 찾는 고액 자산가들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상품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달 말까지 원유 시설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사우디 당국의 발표로 유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또다시 급등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한 5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10월 인도분은 전날 14.7% 폭등, 2008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에 하루 최대폭(퍼센트 기준)의 상승을 기록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PB 상품을 이용하는 극히 일부 자산가들이 최근 원유 관련 금융상품을 문의해왔다”며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상품이 판매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 WM부문에서는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DLS(파생결합증권) 등을 최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인해 주요 은행들은 변동성이 높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며칠 사이 유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유가와 연계된 DLS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 시중은행 PB는 “정말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거나 사전에 유가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먼저 투자 의사를 밝히는 고객이 아닌 이상 변동성 리스크가 상당히 큰 원유 관련 상품을 파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며 “최근 DLF 사태 등으로 원금손실에 대해 예민한 고객들이 많은 상황에서 원유 관련 상품 판매는 더욱 자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원유 상품에 대한 유인은 크지 않다. 선물 거래로 이뤄지는 원유 상품의 경우 롤오버 비용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원유 현물은 직접 매입, 매도할 경우 운반비용, 보관비용, 거래비용, 보험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펀드들은 현물거래가 아닌 선물(先物)로 거래된다. 원유 선물을 통해 원유라는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에 만기가 돌아온 원유 선물이 청산되는 시점에 새로운 만기의 선물로 갈아탈 경우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한 시중은행 WM그룹 팀장은 “선물로 투자되는 원유 상품의 경우 계속 롤오버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몇 개월 단위로 만기가 정해져 있는 선물거래를 몇 년 하다보면 수익률의 20~30% 가량 롤오버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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