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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LG생건 ‘상표권 전쟁’…순위 엎치락뒤치락
-아모레 수년째 상표권 최다 보유 기업 자리 지켜
-LG생활건강도 출원 건수 늘리며 바짝 추격
-브랜딩·유사상품 대응 등 상표권 관리 중요성 높아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화장품 ‘투톱’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상표권 경쟁이 뷰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LG생활건강이 상표권 출원을 부쩍 늘리며 수년째 상표권 최다 보유 기업을 지키는 아모레퍼시픽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표권은 화장품 회사 경쟁력인 브랜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가치 높은 이름을 선점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두 업체는 상표권 최다 출원 기업 순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90건을 출원해 1위에 올랐고, 아모레퍼시픽은 623건을 출원해 그 뒤를 이었다. 작년에는 LG생활건강이 앞서가는 듯 했으나 올해는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각 업체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출원한 상표는 각각 531건, 492건으로 격차가 39건에 불과하다.

이렇듯 화장품 업체가 상표권 확보 경쟁에 몰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화장품 업종은 다양한 제품을 주기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립 제품이더라도 색상을 더 다양하게, 새로운 디자인의 패키지를 입혀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언제든 쓸 수 있는 이름을 미리 선점하는 것이 이득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상품군이 다양한 색조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출시하면서 절대적인 상표권 출원 건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표권은 이른바 ‘유사상품’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가령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자사의 대표 화장품인 ‘설화수’를 모방한 ‘설안수’, ‘설로수’, ‘월화수’ 같은 상표가 등장하자 다양한 상표를 등록해 상표권을 방어했다.

정석호 아모레퍼시픽 상표팀 팀장은 “위조품·모방품 등 상표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리 사용 계획이 있는 상표권을 확보해두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상표권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부터 ‘페리오 펌핑치약’을 판매해온 LG생활건강은 지난해 7월 ‘2080 펌핑치약’을 내놓은 애경산업을 상대로 “이름 등을 표절했다”며 3억원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쟁업체가 먼저 상표를 출원하면 이의신청을 내 출원을 취소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먼저 상표권을 출원하는 업체가 임자이다 보니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해외 상표권 관리를 위한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브랜딩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부터 지식재산부문 아래에 상표팀과 특허팀을 두고 국내외 상표권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상표권 전담 부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상표권 관리까지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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