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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 황제 국빈 오찬 메뉴 20가지 보니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전, 뉴욕공공도서관 소장 메뉴판 공개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신선로에 고기·해산물·채소를 넣어 함께 끓인 열구자탕, 비빔국수인 골동면, 숭어찜, 편육, 생선전, 전복초, 화양전과 약밥…

1905년 9월20일 고종황제가 외국 귀빈을 위해 내놓은 오찬으로, 20여가지 메뉴로 구성된 상차림이다.

당시 초대를 받은 인물은 루스벨트 미 대통령 딸 앨리스로, 미국 아시아 순방단 일원으로 방한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21일 부터 덕수궁 석조전 전시실에서 여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전에 선보인 오찬 식단은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이 소장한 메뉴판에서 확인한 것이다.

고종은 일본의 대한제국 병탄 저지를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을 초청하였고 순방단 일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 일행과 오찬을 가졌다. 앨리스 루즈밸트는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에서 이를 자세히 기록했다.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되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한식’임이 밝혀진 것이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옛것을 유지하며 새것을 받아들임)의 개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한제국 국빈 연회 상차림이다. 이번 전시에는 국빈을 위해 준비했던 오찬의 메뉴판(食單)이 최초 공개된다.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의 메뉴판(食單)에 표기된 음식들을 전체 다 처음으로 재현해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이는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이 발견돼 가능했다. 이 식단의 뒷면에는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돼 있다.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고종이 51세 되는 해를 기념한 진연례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했고고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총 20가지)로 구성됐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 등도 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과 사진, 문헌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전시 내용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덕수궁에서 특별전 관람 후 한식문화관으로 이동하면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참가비 3만원)을 받을 수 있고, 10월 4일과 10월 11일 2차례에 걸쳐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을 석조전 중앙홀(오후 7~9시)에서 들을 수 있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참가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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