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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계 인싸들의 갤러리, 노이게림슈나이더 "중요한건 신뢰와 헌신"
1994년 베를린에 팀 노이게·부르크하르트 림슈나이더가 창설
볼프강 틸만스·올라퍼 알리아슨 등 소개하며 일약 스타덤
"한국작가도 관심 많아…아직은 이름 밝힐 순 없다"
미술계 인싸이더들의 갤러리, 독일 베를린 노이게림슈나이더의 공동대표인 팀 노이게(사진 왼쪽)가 방한했다. 소속작가인 안드레아스 에릭슨(사진 오른쪽)을 프로모션하기 위해서다. 볼프강 틸만스, 엘리자베스 페이튼, 올라퍼 알리아슨, 아이웨이웨이 모두 노이게림슈나이더에서 소개, 세계적 작가로 성장했다.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술시장에서 늘 떠도는 질문 하나. '그래서, 다음 작가는 누구지?'다.

지금 시장에서 특정 작가의 작업이, 혹은 특정 사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해도 갤러리스트의 눈은 '이 다음은 누구냐'에 맞춰져 있다. 미술관을 비롯해 비엔날레, 대안공간, 작은 갤러리에도 미술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이유다.

베를린의 갤러리 노이게림슈나이더는 새로움에 목마른 미술계 인사이더들에겐 익히 알려진 갤러리다. 1994년 팀 노이게(Tim Neuger)와 부르크하르트 림슈나이더(Burkhard Riemschneider)가 설립한 이 갤러리는 현대사진의 거장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를 소개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셀러브리티 초상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은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 빛을 재료로 작업하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 모두 이 갤러리 출신이다. 중국정부의 모순을 꼬집는 퍼포먼스로 공안에 납치되기도 했던 아이웨이웨이도 2011년 노이게림슈나이더에서 소개했다.

가장 선구적 갤러리이자, 핫이슈를 생산하는 갤러리인 노이게림슈나이더. 공식홈페이지는 늘 '공사중'이다.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고 폐쇄적으로 운영한다. 헤럴드경제가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소속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개인전 참석차 방한한 팀 노이게 노이게림슈나이더 공동대표를 만났다.

최근 노이게림슈나이더는 안드레아스 에릭슨을 전폭적으로 프로모션하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과 아트바젤 바젤에 작품을 들고 나왔고, 매년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아트페어인 피악(Fiac)에도 에릭슨의 단독부스를 차린다.

에릭슨의 어떤 면이 노이게림슈나이더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노이게 공동대표는 '탁월함'과 '진지함'을 꼽았다. 그는 "1998년 졸업전시에서 그를 처음 봤는데, 어린나이에도 누구보다 진지한 태도로 작업을 대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2000년대 초반 덴마크 오르후스 아로스 뮤지엄(ARoS Aarhus Art Museum) 수장고에서의 일은 에릭슨을 탁월한 작가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수장고에서 작품을 살펴보고 있는데, 에릭슨이 어떤 작품을 놓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알고보니 해당 그림 아래 또 다른 회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에릭슨은 그걸 간파한 것이었다" 예술가들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에릭슨의 관찰력은 일반적 예술가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던 셈이다.

노이게 공동대표는 "이같은 관찰력은 에릭슨의 작업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세마포어 시리즈를 보면 울창한 숲 안에 들어가 그것 이외에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를 묘사한다. 에릭슨의 작업은 말 그대로 흠뻑 빠지는, 이머시브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에릭슨은 전자파 알레르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의 중간쯤에 위치한 고산지대인 시네쿨레 산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작업실을 방문했었다는 노이게는 "4시간을 걸어서 겨우 도착한 작업실은 온전히 자신의 작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천혜의 환경"이라며 "에릭슨은 매우 민감한 눈을 가지고 있다. 계절이 변함에 따라 자연의 색도 변하는데, 그의 작업은 이같은 관찰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성적으로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환영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환영을 제대로 이해하는 작가는 많지 않다"고 했다.

기라성같은 현대미술작가들을 발굴해내고 시장에 소개할 수 있었던 바탕엔 모두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케이스처럼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틸만스도, 알리아슨도 모두 친구로 시작했다.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관계다. 에릭슨처럼 가까운 친구로서의 관계를 형성하고 난 후에 비즈니스 관계로 발전했다" 화려해 보이고, 최첨단을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갤러리 비즈니스의 핵심은 너무나 평범한 가치들이었다.

한국작가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10년전부터 한국을 꾸준히 방문했다는 노이게 공동대표는 "작가 여러명을 마음에 두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름을 밝힐 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방한기간에서도 삼성미술관 리움을 비롯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의 전시를 섭렵했다.

노이게림슈나이더는 10년전부터 아트바젤 바젤의 선정위원회 갤러리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고 페어에 참여시킬지를 결정하는 곳이 바로 선정위원회로, 까다롭기 그지 없는 평가를 하는 곳이다. 노이게는 학고재갤러리에 대해 "특별한 개성을 가진 곳"이라며 "작가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갤러리와 작가간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와 헌신"이라고 말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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