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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T 비밀연구소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
실리콘밸리는 지금 신의학혁명 중
IT기술이 데이터·알고리즘 이끌어

알츠하이머·암·장수 ‘암호코드’ 풀까
구글·애플 등 관련기업들도 큰 관심
200세 시대가 온다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리더스북
“무에서 창조된 세포가 의학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생명공학자들은 현재 오가노보바이오프린팅 연구자들이 꿈꾸는 것보다 우수하고 효율적으로 생물학적 대체 물질과 테스트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200세 시대가 온다’에서)

굵직한 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임상실험을 중지하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더니 표적항암제가 임상 3상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다시 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는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투자처로 롤러코스터 장세는 실리콘밸리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테라노스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을 내세워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 승승장구 했지만 임상 3상에서 기존의 치료보다 효과가 좋지않아 파산했고, 생명공학 스타트업 버사티스 역시 새로운 성장장애 아동 치료법이 3상에서 막혀 하룻밤 새 죽은 기업이 됐다.

‘구글의 미래’로 잘 알려진 실리콘밸리 전문기자 토마스 슐츠는 세계의 돈이 몰리는, 의학혁명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의 극비연구소를 취재, 상상을 초월한 디지털 의학연구의 뜨거운 현장으로 초대한다. 실험도구로 가득한 실험실이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 IT기술이 만들어내는 신의학혁명의 핫 스팟이다.

빌게이츠가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자가 몰려들어 유니콘이 된 디날리테라퓨릭스는 알츠하이머의 영상진단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구글에서 의학연구원으로 일한 샌드먼이 있다. 구글에 의학자가 있다는 게 이상하게 들리지만, 지금 IT기업들은 의학과 IT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최고의 인재를 찾느라 전쟁중이다. 샌드먼의 역할은 뇌세포 실험 연구결과가 나오면 더 깊은 곳에 있는 모델을 찾아 분석하기 위해 데이터세트를 통해 알고리즘을 보내는 것이다. 이 데이터세트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게 목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지적 지정 상태’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알아낸 것이다. 즉 뇌세포가 죽기 시작할 때 뇌세포가 더 많은 사람이 극복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즉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질병이 더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디날리의 사례는 의학혁명의 진원지로 왜 실리콘밸리가 주목받는지 설명이 가능해진다. 오류의 증상들을 빅데이터로 수집하고, 원인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며 개별 환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각자의 상황에 따라 예방 조치를 하는 의료와 IT기술의 융합, 바로 디지털 의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헤이스북, 애플이 의학연구에 투자하는 이유다. “데이터를 가진 자가 길을 여는 것이다. ”

자율주행차보다 날아다니는 차가 더 먼저 나올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실리콘밸리의 전설, 구글의 세바스찬 스런 부사장은 스타트업 키티호크를 통해 몇 년 전부터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시험운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그는 컴퓨터를 학습시켜 피부암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런은 인공지능이 “초인적인 능력을 부여할 것”이라며, “기계가 우리에게 자유를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IQ 1만인 사람만큼 일할 수도 있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날아다니는 트렁크, 스스로 바느질하는 셔츠, 기적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생명연장을 위한 연구도 실리콘밸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노화세포를 제거해 회춘하는 유니티바이오테크놀로지의 아이디어에 제프 베조스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투자했다. 실리콘벨리의 엘리트들은 몸을 시스템으로 보고 노화 역시 기술력으로 해결가능하다고 보는데, 노화의 암호화를 풀면 된다고 보는 식이다.

저자는 장수를 연구하는 공학자들을 유니티 같은 건강수명주의자와 영생주의자로 나누고, 영생주의자를 다시 노화 프로세스를 기술적 도구로 정복하겠다는 쪽과 인간의 몸과 기계를 융합시키는 극단적인 소수그룹으로 나눈다. “반 디지털화된 인간은 더이상 죽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정보공학자 커즈와일의 황당한 말이 실리콘벨리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의학혁명이 일어나고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아무 성과없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런데도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를 단지 잭팟을 노리는 게 아니라 누가 먼저 고지를 정복하는지에 관한 문제라고 설명한다. 역사의 새로운 장을 장식하는 것, 그게 실리콘밸리의 정신이란 것. “좋은 일을 하면 성공도 뒤따른다”는 그들의 신념이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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