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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관광객 줄자 휘청…홍콩서 짐싸는 명품업체들
-홍콩 아시아 대표하는 명품 시장이었지만
-시위 장기화로 관광객 급감…명품 업계도 매출 타격
-홍콩 현지 매체 “명품 브랜드, 빠르면 1월부터 철수 검토”
홍콩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 인근 거리. 시위대와 진압경찰이 몰려오자 상점 주인이 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큰손’이던 중국 본토 관광객이 감소하자 명품 브랜드들이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프라다가 홍콩 대형 매장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일부에선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점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매장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로 명품 브랜드들이 홍콩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루이비통의 한 임원은 최근 열린 파리패션위크에서 “홍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중국 본토 관광객의 발길이 계속 끊긴다면 홍콩이 중국 본토의 다른 2∼3선 도시나 다름없게 될 것”이라며 홍콩에서 일부 매장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홍콩은 패션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패션 트렌드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대표적인 명품 소비 도시로, 홍콩 전체 명품의 70% 이상을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이 인구 2400만명인 상하이에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구 700만명인 홍콩에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홍콩 시위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패션 중심지인 홍콩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홍콩 시위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 시위대가 주요 쇼핑몰을 점령하면서 매장 정상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관광객까지 줄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루이비통의 모회사 LVMH는 홍콩 시위 영향이 본격화한 7~9월 홍콩 매출이 전년 대비 25% 줄었다. 홍콩 매출 의존도가 높은 몽클레어와 티파니, 리치포트 등도 최근 이익이 급감했다. 홍콩 시위의 여파로 샤넬은 11월 예정돼 있던 크루즈쇼를 취소했고, 프라다는 420평 규모의 코즈웨이 매장을 내년 6월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반중’으로 몰려 피해를 입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월 지방시, 베르사체, 코치 등은 상품 표기에 홍콩과 대만을 독립 국가로 기재해 중국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중국 모델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등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해당 브랜드들은 논란이 된 상품을 회수하고 공식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명품 소비시장으로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명품 컨설팅 전문가인 마리오 오텔리는 “주요 브랜드에서 홍콩 매출은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지만 관광객이 급감하고 중국 본토인들이 오지 않는다면 현재 판매망은 지나치게 많은 게 될 것”이라며 “명품 브랜드들은 연말이나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매장별 크기를 줄이거나 폐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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