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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 와인’의 공습
맥주·소주 등 대체…저변 넓어져
1만원대 이하 제품 인기 상한가
홈술족 늘어 대형마트 판매량 ‘쑥’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행사 상품으로 가격을 낮춘 와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와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가성비 높은 1만원대 이하 와인 판매가 많아져 ‘와인=비싼 술’ 공식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예전에는 와인이 고급 취향을 나타내는 척도였지만, 이제는 맥주나 소주 등 다른 주류를 대체할 정도로 와인의 저변이 넓어진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10월 한달 진행하는 ‘통큰 한달’ 행사 품목에 레오 드 샹부스탱 카베네쇼비뇽·멜롯을 포함시켰다. 프랑스 1등 와인 회사인 GCF그룹의 와이너리 ‘듀롱’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매해 4~5만병씩 판매되는 1.5ℓ 용량의 매그넘 와인이다. 롯데마트는 이 와인 가격을 올 연말까지 9900원에서 7900원으로 낮췄다. 일반 와인 용량(750㎖)으로 환산하면 1병 당 3950원꼴이다.

당초 저가 와인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롯데마트는 이 와인을 최근 한 달(9.16~10.13) 간 1만5000병을 판매했다. 매달 3000~4000병씩 판매했던 점을 고려하면 4~5배 가량 판매 속도가 빠른 셈이다. 덕분에 롯데마트는 재고 부족에 따른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서 12월께 입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도 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통해 선보인 초저가 와인이 선전하며 함박웃음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1일부터 전국 17개 매장에서 판매한 ‘투보틀 모스카토’를 5만8000병 판매했다. 이는 트레이더스 화이트 와인 매출의 57%에 해당한다. 세계적 수준의 이탈리아 와인 명가 ‘칸티(Canti)’에서 모스카토 품종 100%로 양조해 가성비가 뛰어난데다 2병을 1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이마트가 ‘국민가격 에브리데이’ 일환으로 내놓은 스페인과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와 ‘도스코파스 까베네쇼비뇽’도 출시 이후 70일간 70만병 정도 팔리며 선전 중이다. 이 와인 역시 병당 4900원으로, 시세 대비 60% 저렴한 와인이다.

이처럼 초저가 와인들이 선전하는 것은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홈(Home)술 문화가 확산되며 와인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몰에 뺏긴 고객을 되찾아오고자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는 등 주류 프로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점이 시너지를 일으켰다. 이에 와인에 대한 관심이 중·고가 위주에서 저가까지 확대, 소주나 맥주 대신 와인을 찾는 손길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박현오 트레이더스 주류 바이어는 “투보틀 와인처럼 합리적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와인 출시가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와인 저변 확대로 올해 1~9월 트레이더스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32.9% 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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