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0.7㎜ 만두피에 쪄먹·튀먹 다 맛있죠”
풀무원 ‘얇은피꽉찬속만두’ 홍세희 PM
1000만봉 판매 눈앞…점유율 20%대로
얇은피에 씹힘성 좋은 속 꽉찬 재료 호평
구이·찜 등 다양한 조리방식도 인기요인
홍세희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가 인기 상품 ‘얇은피꽉찬속만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얇은피꽉찬속만두는 출시 6개월여 만에 1000만봉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풀무원 제공]

“젊은 소비자들에겐 두부·콩나물로 더 친숙한 풀무원이 가공식품도 맛있게 잘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홍세희(30) 풀무원식품 만두 담당 제품매니저(PM)는 ‘얇은피꽉찬속만두’(이하 얄피만두) 인기를 실감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얄피만두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이 제품은, 올해 출시된 냉동만두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히트작이다. 지난 3월 출시돼 누적 판매량 1000만봉을 앞두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얄피만두는 출시 직후 냉동만두 카테고리 10위권에 진입했고, 부동의 강자 ‘비비고 왕교자’(CJ제일제당)에 이어 2위를 꿰찼다. 출시 반년이 지난 지금도 5위권 내 성적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얄피만두 출시 후 풀무원의 냉동만두 월 매출은 2배씩 성장 중이다.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얄피만두 출시 전 11~12% 대에서 최근 20%대(지난 8월 기준, 20.3%)까지 올라섰다. 대형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냉동만두 시장에서 점유율 앞자리가 바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홍세희 매니저는 이같은 얄피만두의 인기 비결로 단연 ‘얇은 피’를 꼽았다. 피 두께가 시중 만두(1.5㎜ 내외)의 절반인 0.7㎜ 수준이다. 처음 기획 당시 홍 매니저는 단순히 피 두께만 얇은 것이 아닌, 쪄내면 쪼글쪼글해져 속까지 비치는 만두를 떠올렸다. 이같은 콘셉트를 개발부서에 가져갔을 때 그는 ‘불량이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느냐’는 질책부터 들었다. 냉동만두 공정상 한번 쪄낸 뒤 얼려서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 내보내기 때문에 피가 너무 얇으면 찢어질 위험이 있다. 찢어진 피가 설비에 걸리기라도 하면 공정이 중단돼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품질 안정화 전 테스트를 해보니 찜 조리를 하면 얇은 피가 다 흐들흐들해지더라고요. 만두소는 도톰하다보니 국에 넣으면 무조건 터지고요. 얇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쫄깃한 만두피를 위해 반죽 배합을 수도 없이 연구했어요.”

만두 피가 얇아졌다고 속이 부실하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0㎜ 크기로 깍둑썰기한 돼지고기 등 씹힘성 좋은 속재료도 얄피만두의 강점 중 하나다. 특히 얄피 김치만두는 시중 김치만두와 달리 배추김치 뿐 아니라 깍두기도 함께 넣어 식감을 살렸다. 김치의 숙성 정도도 최적의 상태를 따져 선별했다.

“그동안 냉동만두를 먹으면서 맛있는 김치만두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만두 전문점에 가면 보통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섞어먹는데, 시판 냉동만두는 고기만두 판매 비중이 8대2 정도로 높아요. 얄피만두는 김치만두 판매 비중이 절반 정도 돼요. 김치 원물을 전체 소의 50~60%까지 넉넉하게 넣어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점이 통한 것 같아요.”

홍 매니저는 맛 품질과 함께 다용도 조리가 가능하도록 한 점도 얄피만두의 인기 비결로 꼽았다. 그는 주부들을 인터뷰하며 ‘냉동만두는 집에 쟁여두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간식으로 구워먹을 수도 있고 국에 넣어먹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야 재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만두피를 더 얇게 구현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찜과 국 조리 등을 감안해 0.7㎜ 두께를 적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동시에 전자레인지 조리 시 딱딱해지기 쉬운 접합 부위를 최소화하고, 프라이팬에 구워먹기에 편하게 만두 바닥은 평평하게 디자인했다. 이는 홍 매니저가 직접 이리저리 모양을 만들어본 끝에 나온 디자인이다. 제품 출시와 함께 디자인도 특허 등록을 마쳤다.

풀무원은 올해 얄피만두 매출 목표를 약 400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 이제 본격 성수기인 만큼 온라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달께 매운맛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수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풀무원은 내년에는 얄피만두를 연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이 아직 (만두)시장 1위가 아니다보니 도전해볼 여지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미투’ 제품이 아닌 새롭고 재밌는 제품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소비자들에게 ‘풀무원 열일한다(열심히 일한다)’, ‘뭔가 다른 걸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평가를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