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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사상최저금리 회귀에도 ‘선방한 경제’ 운운할텐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하를 결정했다. 지난 7월에 이은 석달만의 추가인하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50%에서 1.25%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2016년 6월)시절로 되돌아간 것이다.

사실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정도 예상됐다. 그만큼 모든 손가락이 금리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0%대 금리 얘기까지 나온다.

우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는 공개석상에서 지난 7월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지난 국감에선 아예 “성장세 회복을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었다. 통화정책 방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뚜렷하게 시사하고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의견을 제시한 위원이 2명이나 됐다. 비록 소수의견이었지만 방향성은 확고하다는 의미다.

이례적인 마이너스 물가도 걱정거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은 아니라지만 저물가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경기회복세를 빨리 살려서 물가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외 경기 전망도 금리인하를 부추겼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낮췄다. 심지어 해외주요 투자은행들은 1%대 성장을 전망하기도 한다.

여기에다 한국경제에 가장 긍정적이던 국제통화기금(IMF)조차 15일 한국의 성장률(GDP)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0%로 0.6%포인트(P) 낮췄다. 그동안 재정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추경 예산등의 효과를 감안해 성장률 하락 수정에 가장 보수적으로 임해온 것이 IMF다. IMF의 큰 폭 하향 수정은 재정 효과 조차 제한적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실제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 증가,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를 내려 돈을 풀어도 소비·투자확대로 이어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총력전을 펼쳐도 모자랄판에 한국경제의 낙관론은 금물이다. 경제 위기의 사전적 의미를 특정할 수는 없다. 기침을 몇번해야 목감기고 콧물이 어느정도 나와야 코감기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위기를 얘기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청와대 경제 관료들은 오히려 현실인식 불감증을 자성해야 한다. 그건 실기로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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