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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이사회 핸드북’ 보니]CEO리스크 대응이 회사운명 좌우
BOA, CEO 공백 주가 폭락 경험
메릴린치, 금융위기·CEO사임 매각
HSBC, 체계적 승계프로그램 유명

최고경영자(CEO) 승계는 기업 운영에 가장 중요한 사안 가운데 하나다. 불의의 사고나 갑작스런 사임으로 CEO가 회사를 떠나게 될 경우 이를 대체할 사람이 준비돼 있지 않아 주가 폭락은 물론이고 기업의 명운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제작한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핸드북’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승계계획을 등한시했다 큰 혼란에 빠진 대표 사례로 적시돼 있다.

2009년 10월 1일 BOA의 당시 CEO인 켄루이스는 갑자기 사직 계획을 발표했다. 경영승계계획을 갖고 있지 않던 BOA는 이후 3개월간 새로운 CEO를 물색하느라 혼란에 빠졌으며 이 기간 주가가 10% 가량 하락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의 몰락도 좋은 사례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에 무모한 투자로 신용위기에 처했고 이로 인해 당시 CEO인 스탠리 오닐이 사임했다. 오닐의 갑작스런 사임에 메릴린치는 적임자를 찾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이사회 멤버인 앨버트 크리비오를 그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크리비오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이 없는 임시이사회 의장이었다. 이때 생긴 리더십 공백은 결국 메릴린치가 BOA에 매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도 후계자 문제로 위기를 맞은 경험이 있다. 최고경영자이자 회장직을 맡고 있던 척 프린스가 2007년 11월 4일 사임한 후 승계프로그램이 없어 한달 넘게 CEO 없이 당시 금융위기를 맞서야 했다.

반면 영국계 홍콩·상하이 은행(HSBC)은 상시 경영승계계획으로 유명하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 2월 전임 CEO인 스튜어터 걸리버에 이어 존 플린트로 내부 승계됐다. HSBC는 약 1년 6개월 전부터 외부전문기관에 위탁해 후임자에 대한 내부평가 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객관적인 선출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산하에 금융사를 두고 있는 중국 IT기업인 알리바바도 가족 내 승계가 만연한 아시아 기업경영 문화에서 전문 경영인 발탁과 사전 승계계획을 실천해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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