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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개발계 전설 ‘코지마 히데오’ 9년 만에 방한  


겨울 한파가 몰아치는 11월 30일.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가 돌아왔다. 자신이 개발한 게임 '데스 스트랜딩' 프로모션 차원에서다. '월드 스트랜딩 투어'로 미국과 유럽 등을 거쳐 한국에서 마지막 행사를 가졌다. 지난 2010년 5월 '메탈기어 솔리드 피스 워커'프로모션차 방한한 이후 9년 만에 일이다. 당시 팬들은 공항까지 찾아가 '코지마'를 연호하면서 그를 반겼다. 코지마 히데오 역시 한국 팬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이라고 칭한다. 게이머들은 9년동안 쌓아온 한을 풀었을까. JBK 컨벤션 홀에서 열린 '월드 스트랜딩 투어' 현장을 찾아가 봤다. 
 



새벽부터 줄 서는 열성팬들

세월은 흘렀지만 팬들은 그대로다. 아니 더 강력하다. 본 행사가 오후 2시에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이미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코지마 히데오를 만나보기 위해서다. 오전 9시 가장 앞줄에서 그를 기다리던 팬들은 행운을 누렸다.
팬인 그들도 개발자로 게임을 개발 중이다. 부산에서 인디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한 개발자는 집에서 가져온 게임 속 캐릭터 피규어(브릿지 베이비)에 사인을 받았다. 며칠 전부터 그 순간을 기다리며 준비했던 덕분이다. 이들은 코지마 히데오가 가진 상상력과 연출력에 반했다고 했다. 오랜 기간 동안 팬이어서 이번 행사를 놓치고 싶지 않아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그들도 멋진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본 행사 1시간 전 이미 행사장은 만원사례를 빚었다. 줄을 서는 팬들로 가득한 현장은 '데스 스트랜딩'과 '코지마 히데오'감독을 향한 열정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양 손이 무거운 게임 이벤트

현장에 입장한 팬들은 너나할 것 없이 굿즈 판매대로 몸을 향한다. 들어올 때는 빈 손 같았던 관객들은 양 손에 한가득 굿즈를 들고 웃는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이벤트 상품 외에도 그들 손에는 온갖 굿즈가 들려 있다. 온라인 판매 보다 10%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이 시간을 기념하고 싶어서일까. 대기열은 끊이지 않고 사회자가 행사 진행을 위해 양해를 구해야 했을 정도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현장을 기념할 수 있는 포토월 서비스, 코지마 히데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이벤트 등이 현장에서 진행되며 성황을 이뤘다.
 



'데스 스트랜딩은' 사람을 위한 위로

행사 메인 이벤트는 개발자와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 현장에서 팬들이 작성한 질문지를 바탕으로 주최 측에서 질문을 준비했다. 스포일러 문제로 인해 게임 속 깊은 내용들은 제외됐고 주로 게임 개발과 코지마 히데오의 생각을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룬다. 코지마 히데오는 '데스 스트랜딩'으로 사람들이 위로 받기를 원했다. 

코지마 히데오는 "저 자신도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혼자라고 느낄 때가 많다"며 "하지만 알고 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 게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비록 혼자라 느낄 때도 사람들을 항상 연결돼 있고, 그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는 이미 '데스 스트렌딩'을 즐긴 사람들이 게임 하나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코지마 히데오는 "게임을 할 때는 집에서 혼자서 플레이 하셨겠지만 여기 모이니 '혼자'가 아니지 않느냐"라며 "게임을 플레이하신 분들이라면 길을 가다가 도로 공사를 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 개발자, 다시 뛰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이번 작품을 개발하기 전 자신이 다니던 기업 코나미를 퇴사했다. 작품 개발 과정에서 스튜디오 임대에서부터 시작해 기자재 마련, 개발 멤버 모집까지 완전히 새로운 과정을 밟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데스 스트랜딩'이 폐허가된 국가를 재건하고 연결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개발과정 역시 이와 비슷했다. 그는 모든 것을 0에서부터 새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팬들을 위로하고자 했다.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이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게임 개발'은 그 어떤 일들보다 재미있는 일이다. 심지어 영화광인 그가 '영화 감독'을 고사하는 것도 게임 개발이 더 재미있어서라고 한다. 그의 작업은 항상 '새로움'을 향해 있다.코지마 감독은 '데스 스트랜딩'으로 '참신한 게임', '세상에 없던 게임'을 탄생시켰다고 자부한다. 그렇다보니 여기에서 한두 발 더 나아간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에서도 실험은 이어 진다. 

그는 "트리플A게임 개발도 가능하겠지만 이번엔 좀 더 소규모 팀으로도 할 수 있는 개발을 해보고자 한다"라며 "굉장히, 맹렬하게 무서운 공포 게임을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서울을 마지막으로 '월드 스트랜딩'투어를 마무리 했다. 게임 '데스 스트랜딩'에서 주인공 샘이 혼자된 사람들을 연결했다면, 코지마 히데오는 게임 '데스 스트랜딩'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을 연결하고자 했다. 그는 이렇게 연결된 '인연의 끈'을 이어나가고자 했다.

"다음번에도 분명히 멋진 작품을 들고 찾아올 예정입니다. 각오해주세요."
안일범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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