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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물 건너간 2% 성장목표, 집착보다 내실 다져야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로 잠정 집계됐다. 이로써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성장률 2%를 달성하려면 4분기엔 1% 가까이 성장해야만 한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분기 1%의 깜짝 성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대난망이다. 최근 분기 1% 성장은 올해 2분기와 지난 2018년 1분기에 있었다. 하지만 전분기 각각 -0.4%, -0.1% 역성장 이후였다. 전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는 얘기다.

사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포인트 하향한 2%로 수정발표할 때만 해도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좀 더 좋게 나오는 걸로 짐작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불과 며칠 후 거의 확정에 가까운 숫자가 나오는데, 무리하게 전망하겠는가. 하지만 아니었다. 속보치 추계 때는 빠졌던 10월 경제활동 지표까지 반영해 산출한 잠정치도 속보치와 똑같다.

이미 오래 전부터 ING그룹(1.6%), 씨티그룹(1.8%), 스탠다드차타드와 JP모건(1.9%)을 비롯한 해외 투자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연말을 불과 한달 남기고 3분기 성장률까지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은행은 2%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처음 제시한 후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하향에 하향 조정을 거듭해왔다. 이제는 2%대 성장에 목을 매는 정부 입장을 고려해 희망고문 대열에 합류했다는 비난에 할 말이 없게 됐다. “전망은 그저 전망일 뿐”이라고 한다면 더 몰아부칠 일도 아니다. 신뢰를 포기한다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정부가 2% 성장을 마지노선처럼 여기는 것도 이해못할 일은 아니다. 오늘날 중국처럼 6~7% 성장을 예사로 했던 과거의 추억을 가진 한국으로선 2%도 자랑스럽지 못하다.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건 1998년(-5.5%)과 2008년(0.8%)뿐이다. IMF 환란과 글로벌 금융위기때였다. 그런데 국난 수준의 충격없이 1%대 성장에 머물면 그 자체로 경제실정의 성적표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물건너 간 일에 매달리는 것도 지혜롭지 못하다.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포기하라는 건 더욱 아니다. 다만 무리를 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예산 집행률’을 높이라는 독촉을 넘어 예산 집행을 적게 한 지자체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압박까지 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총선용 재정살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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