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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험수위 달한 北美 신경전…비핵화 대화 놓칠까 걱정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북한과 미국과의 신경전이 부쩍 고조되는 모습이다.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던 2년 전의 상황과 흡사하게 돌아간다.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한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의 담화 내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박 총참모장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우리가 (북한에)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한 결연한 맞대응인 셈이다.

박 총참모장은 북한군 서열 2위로 중량감이 있는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도 같이 묻어난다. 그래서 오가는 ‘말 폭탄’의 무게가 예사롭지 않아보인다. 이러다 북한과 미국이 어렵사리 이어가던 비핵화 대화의 끈을 놓치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북미간 심리전이 언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실제 긴장감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찾은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김일성 주석이 부인 김정숙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했다고 선전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이곳에서 모닥불을 쬐는 모습도 소개됐다. 대미항전의 의지를 대내외에 보이겠다는 의도다. 이달 하순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소집된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한 일련의 행보들인 셈이다. 하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차량과 장비 이동이 활발하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최신예 공군 정찰기 한반도에 띄우며 대북 감시를 강화하는 걸 보면 그럴 개연성도 높다.

지난달 스톡홀름 접촉 이후 북미간 대화는 또 다시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다. ‘선 비핵화, 후 경제지원’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과 제재 완화 후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좋은 것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러나 대화의 끈마저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과 미국은 물론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바다. 지금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 말고는 달리 생각해볼 방안이 없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안착은 북미 회담 결과에 달렸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대한 성사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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