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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움츠러든 강남...20주만에 매도심리 매수 앞섰다
이달 둘째주 서울 강남 매매수급지수 99.7
20주 만에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아져
집값 하락폭도 커져…“당분간 하락 불가피”
서울 강남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강남 지역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20주 만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14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두 번째 주(2월10일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9.7로 작년 9월23일(99.7) 이후 20주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들의 동향을 물어 작성한다. 0~200 범위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과 팔겠다는 사람이 같으면 100이고,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으면 100 이상으로 높아진다. 지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졌다는 건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들 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는 KB국민은행 조사에도 나타난다. KB국민은행이 회원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이달 둘째주 강남 매수우위지수는 91.7로 3주째 10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도 0~200 범위에서 100 밑으로 떨어지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줄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남3구의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은 강남구(91.2→69.7%), 송파구(64%→46.2%), 서초구(88.3→75%) 등으로 감소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출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며 “강남권과 한강 변 거래 위축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강남 지역 아파트값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두 번째 주 기준 동남권 아파트값은 평균 0.05% 하락했다. 올 1월 마지막주(1월27일 기준) -0.03% 변동률을 기록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3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0.06%나 하락해 낙폭이 커지고 있고, 강남구(-0.05%) 아파트값도 계속 내리는 중이다. 강동구는 0% 변동률로 처음으로 상승세를 멈췄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대출규제나 세제 강화, 공시가격 인상 등 다양한 하방압력으로 매수자 우위시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강남3구는 재건축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보합세를 유지하던 신축 아파트도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강남 아파트 거래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세무조사를 하고 있는 등 강남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여서다. 강남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부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무조건 잡아 달라던 매수 희망자들도 지금은 일단 기다리자는 분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강남에서 집을 사려고 나서겠냐”고 반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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