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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새 2억 급등 ‘미친호가’…올라서 불안한 ‘수원·용인’
거래한 사람도 놀란 ‘이상과열’
‘일단 올려놓고 보자…아니면 말고’
7.5억에 매매 계약, 호가는 10억
오래된 아파트 단지 변동 미미…
소외 지역까지 규제받을까 우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의 신축 대단지인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 전경. 최근 이 지역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가 몇달새 3~4억이 뛰면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헤럴드경제DB]

“불과 두달 전 집을 7억2000만원에 팔았는데, 이제 호가가 10억원까지 나와 있어요. 실거래가는 그렇게까지 안올랐는데 온라인 매물은 9억원이 우스워요. 비정상 아닌가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아파트를 12월에 매매 계약한 김 모(38)씨는 최근 이사를 준비하면서, 아파트 단지 호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본인이 판 가격보다 2억원 넘게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올려놓고 보자’ 한달에 억!씩 오르는 호가=정부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대출을 규제하고 자금 출처 조사가 강화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이미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은 분당, 판교 외의 수원과 용인이 대안지로서 관심이 뜨겁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무더기 호가 올리기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들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이 없고, 핵심지라도 조정대상지역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게 적용된다. 특히 수원은 광교지구와 팔달구 외에 규제 지역이 없다. 실제 가격도 9억원 아래로 규제 민감도가 낮다는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용인 기흥구 ‘삼곡마을 삼성래미안 1차’ 13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한달여가 지난 지금 호가는 최대 10억원까지 나와있다. 수원 권선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84㎡ 역시 1월 실거래가는 7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호가는 9억원까지 올라와있다.

두 단지는 호가 폭도 넓다. 8억, 8억5000만원, 9억원 까지다. 당장 매매가 급하지 않은 이들이 집값 상승기에 ‘매매가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호가 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같은 매물의 가격이 공인중개업소마다 다 다르기도 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지금은 특정지역에서 사실상 집값 담합 수준의 인위적 가격 올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실거래가와 갭(차이)이 2~3억씩 너무 큰 곳에는 착시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일단 올려놓고 보자’는 지역에선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말 것”을 조언했다.

▶오른 호가에 예정된 규제, 소외된 동네는 어쩌나=같은 지역이라고 해서 골고루 집값이 오른 것은 아니다. 2월 둘째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한 주 사이 매매가 상승률이 2.54%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수원 권선구는 신축과 구축의 가격 차가 크다.

신분당선 연장, 수인선 등 교통호재가 있는 금곡·호매실동의 새아파트는 가격상승을 견인한 반면, 입주 20년이 넘는 오랜 아파트는 움직임이 더디다.

권선구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등 새아파트는 실거래가가 3개월 새 3~4억이 뛰었으나, 20년 넘은 구축 단지는 2000~3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지역 A공인 대표는 “마치 모든 아파트가 수 억원씩 오른 걸로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억울해하고 있다”면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집값이 폭등한 신축 단지와 똑같은 규제를 받는 게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인근 입주 20년이 넘은 호매실GS 단지는 85㎡ 고층 기준 실거래가가 지난해 12월 9일 2억7500만원에서 지난달 23일 3억원으로 2500만원 뛰는데 그쳤다. 현재 호가는 3억2000만원 정도다.

바로 옆 1998년 입주한 호매실삼익2차 전용 85㎡ 고층 기준 실거래가는 지난해 11월 21일 2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29일 2억5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

수원의 유일한 조정대상지역인 팔달구는 재개발 이슈가 있는 매교역과 화서역 인근 단지 위주로 2.15% 상승했지만, 최근 몇 달새 집값이 하락한 단지도 많다. 1995년 입주한 팔달구 지동 진우아파트 84㎡ 저층 기준 실거래가는 지난해 10월 7일 2억1700만원에서 지난달 14일 1억9500만원으로 2200만원 떨어졌다.

2004년 입주한 팔달구 매교동 연향예스빌 59㎡ 저층 기준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27일 2억1900만원에서 지난달 17일 2억900만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급등한 아파트는 일부 단지에 불과하다”면서 “이 지역에 대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가 생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성연진·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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