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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시성이냐 김부검이냐…’ 시장의 눈은 이미 ‘넥스트 수용성’[2·20 부동산대책]
20일 발표 19번째 부동산 대책…‘수·용·성’ 등 추가 규제
풍선효과 확대할까…안시성(안산·시흥·화성)·김부검(김포·부천·검단) 거론
유동성 넘치는 상황…‘땜질식’ 대책 대신 근본 처방 나와야

[헤럴드경제=민상식·양영경 기자] 20일 나온 현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이 추가 규제되자 최근 화성과 구리, 광명 등에까지 집값 열기가 번지고 있다. 정부는 20일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의왕시 등 수도권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특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정부 규제를 피해 수도권을 옮겨 다니는 ‘풍선효과’가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뒷북 규제 비판속에 시장의 눈은 이미 ‘넥스트 수용성’을 향해 있다. 이번 추가 규제에도 아파트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수·용·성, 얼마나 올랐길래
정부는 최근 수도권 일대의 집값 급등을 막기위해 수도권 서남부의 비규제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수원·용인·성남 지역은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 효과’와 신분당선 연장과 수인선 등 교통 호재를 안고 집값이 크게 뛰었다.

한국감정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최근 3개월간 수원·용인·성남 지역의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2.75%, 2.48%, 2.41%로 같은 기간 경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0.33%)의 7~8배에 달한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긴 곳 중에서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웃돌거나,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나면 가능하다.

특히 수원 영통·권선·장안구는 비규제 지역으로 12·16 대책 이후 시장의 유동자금이 몰려들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영통구와 권선구는 이달 10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하는 등 폭등 양상을 보였다.

지난 19일 수원시 팔달구에서 분양에 나섰던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VIEW)’ 1순위 청약에서는 1704가구 공급에 해당 지역과 기타지역을 합해 무려 15만6505명이 몰리기도 했다.

과천과 인접한 안양시와 의왕시 역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안양 만안구의 월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작년 11월 0.99%, 12월 1.29%, 올해 1월 1.25%에 이른다. 의왕시도 작년 11월 0.74%, 12월 2.44%, 올해 1월 0.83%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0억원에 넘게 팔리며 1년새 4억원이 상승했다.

이 지역 A공인 대표는 “포일동 일대 신축 아파트는 매물이 거의 안나오는데, 찾는 사람은 많아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고 말했다.

안시성(안산·시흥·화성)이냐, 김부검(김포·부천·검단)이냐
정부는 최근 수도권 일대의 집값 급등을 막기위해 수도권 서남부의 비규제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시장의 눈길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확실시되는 지역 이외의 곳으로 향하고 있다. 안·시·성(안산·시흥·화성)이나 김·부·검(김포·부천·검단) 등이 대표적이다.

수·용·성이 그랬던 것처럼 비규제지역이거나 조정대상지역, 신규분양이나 입주가 예정된 지역,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안·시·성은 경기 서남부권과 서울 도심을 잇는 복선전철인 신안산선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가 살아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 지역의 매매가는 12·16 부동산대책 이후 각각 1.30%, 0.78%, 2.56% 올랐다.

2기 신도시인 김포와 검단은 분양·입주가 활발한 데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및 인천 지하철 2호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검토 가능성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외에 군포, 양주, 인천 등도 부동산 열기가 옮겨갈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구리와 광명의 아파트 매매가도 지난 10일 기준 전주대비 각각 0.65%, 0.41% 올랐다. 구리는 인창동 도매시장 사거리 재개발과 지하철 연장이 예정돼 있고, 광명은 광명역 역세권 개발과 신안산선 개통 등의 호재가 있다.

구리 인창동 동원베네스트 전용면적 85㎡은 지난해 12월 말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 5억4500만원에 실거래돼 두 달새 9500만원 올랐다.

경기 화성 아파트값도 지난주 0.74% 올랐다. 화성의 집값 상승을 이끄는 지역은 동탄신도시다. 수·용·성과 인접해 있고 조정대상지역인 동탄2신도시와 달리 동탄1신도시는 부동산 비규제 지역이다.

이 지역 B공인 대표는 “최근 동탄 지역 아파트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수·용·성의 풍선효과가 정부의 규제가 덜한 동탄까지 옮겨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인천 송도도 향후 ‘풍선효과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GTX-B 예타 통과를 비롯해 인천1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오는 2025년 특목고 폐지 등으로 인한 지역 학군이 부각되면서 일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2015년 준공) 84㎡가 8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어 8일에는 2017년 준공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 84㎡가 8억8500만원에 매매되며 9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땜질식’ 대책 대신 근본 처방 나와야
정부는 최근 수도권 일대의 집값 급등을 막기위해 수도권 서남부의 비규제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만 규제하니 돈이 비규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에 급등한 지역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은 아니다. 풍선효과로 유동성 자금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지금 동탄 아파트값이 10억원이 넘었고 오산이나 평택으로까지 (풍선효과가) 번질 수 있다. 시흥까지도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어 “정부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등) 일부 지역만 규제한다면, 부동산시장 전체 안정화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 지역의 주택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도 “기대심리가 상당히 크고 유동자금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을 보면 제2의 풍선효과를 받는 지역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면서 “근본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 인천, 구리 등에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클지는 미지수지만, 대책 직후 당분간은 안정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이 과거보다 단순하게 청약규제 하는것이 아니라, 양도세·종부세 규제를 커버하게 됐고 또 자금조달계획서가 3억원까지 적용된다”면서 “과거 투기과열지구의 규제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의 강도나 범위가 넓어졌다. 당분간은 이 지역이 숨고르기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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