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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노 날씨] 코로나19가 준 ‘뜻밖 이익’, 미세먼지 대폭 감소
중국 공장 가동률↓…약해진 북서쪽 고기압도 영향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수준인 날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쓴 시민들.[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지만, 환경 분야는 ‘뜻밖의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크게 떨어진 데다, 약해진 북서쪽 고기압에 따라 동풍이 주로 불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27일 환경부, 기상청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는 후베이(湖北)성의 지난달 ‘대기 질 좋은 날’ 평균 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공장이 문을 닫고 자동차 운행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위성 사진에 따르면 자동차나 산업 시설에서 배출돼 대기 오염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질소(NO₂)가 대폭 줄어 공업 지역을 뒤덮었던 유해 가스 구름도 대부분 걷힌 상태다. 실제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국 주요 석탄 화력발전소의 석탄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로 ‘외출 자제령’이 내려지면서 오염 물질의 배출이 크게 줄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SA의 관측 위성이 유럽과 아시아 주요 산업단지의 최근 6주간 이산화질소 농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0~40% 낮아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서울의 초미세먼지도 지난해 대비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 모두 초미세먼지 농도가 역시 지난해와 견줘 개선됐다. 가장 크게 개선된 지역은 광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38%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국내외 오염 물질 배출량 감소와 함께 겨우내 힘을 쓰지 못한 북서쪽 고기압이 대기 질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겨울철 대기 흐름이 정체한 상황에서 북서쪽 차가운 고기압이 내려오면 이른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에 있던 초미세먼지가 유입돼 국내 대기 질이 나빠진다. 하지만 올해에는 예년보다 약해진 고기압이 중국 쪽에서 우리나라를 가로질러 동진하거나 남쪽 저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자주 지나며 동풍이 들어왔다. 서쪽과 달리 우리나라 동쪽에는 오염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한 탓에 동풍이 불면 대기 질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상 조건이 대체로 대기 질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했다”며 “올 겨울이 따뜻해 난방, 전력,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이 적었고 지난해 12월 도입한 ‘계절 관리제’도 나름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이달 20일부터 오는 6월 5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항공기·선박·지상·위성을 통한 서해상 대기 질 입체 관측을 인천~목포 앞바다에서 시행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3∼4월에는 이동성 고기압 때문에 대기 정체가 나타나 언제든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미세먼지, 황사 등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대기 오염 물질의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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