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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간 한번도 내리지 않은 전세가, 다주택 잡으려다 우는 세입자

  • -6·17 대책 한달 만에 7·10 부동산 대책
    -등록임대사업 혜택 축소에, 156만 세입자 흔들
    -22번의 부동산 대책에 내 집 마련 절박함만 키워
  • 기사입력 2020-07-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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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정부가 지난 10일 내놓은 22번째 부동산 정책 방향은 앞선 정책과 같다. “거주할 집이 아니면 팔아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선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의 세금을 크게 높여 집으로 이익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실제 강력한 증세책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줄 것이라 예상하는 이가 많다. 전문가들은 다만 매물 잠김에 따른 거래 감소가, 정부의 정책방향인 시장 안정화란 다른 것이라 지적한다.

무엇보다 집값을 잡기 위해 3년만에 강력히 권하던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을 갑자기 뒤집으면서, 매매처럼 시기를 미뤄둘 수 없는 임대차 시장은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세입자는 더 불안하게 됐다.

“권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죄인 취급” 등록임대 규제에 결국 우는 건 세입자

7·10 대책에서 정부는 3년 전만 해도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뒤집어 철회했다. 3년 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대사업자 등록 홍보영상이 다시금 화제가 될 정도로, 갑작스런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는 시장의 역풍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재, 전국 누적 등록 임대사업자는 51만1000명으로 등록 임대주택은 156만9000호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절세 부작용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세제 혜택을 줄이고 환수에 나서는 등 임대사업자를 틀어쥐는 방향으로 돌아섰지만, 실제 장기거주하고 있는 세입자 입장에선 오히려 날벼락을 맞게 됐다.

등록임대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자신이 사는 집이 갑자기 일반 임대가 되면, 계약 갱신이 어렵게 된다. 보증금도 뛸 수 있다. 분당에 거주하는 8년 장기임대사업자인 A씨는 “결과적으로 점점 세금이 복잡해지니, 정 안되면 과태료를 물고 말소 후 매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A씨가 말소 후 해당 주택을 팔게 되면, 새 집주인은 앞선 계약을 따를 의무가 없다. 상호계약에 따른 규율이기 때문에 정부가 과태료 부과 등을 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서민 주거 공급 확대 차원에서 민간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했지만, 다주택자가 절세 목적으로 이를 악용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정책 방향을 뒤집고 있다”면서 “갑자기 정책 방향을 바꾸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 종료 임대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낮춰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1년간 한번도 내리지 않은 전세가...청약 대기 수요마저 더해지면 ‘급등’

실제 임대차 시장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것도 세입자 불안을 더한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6월까지 단 한차례도 빼놓지 않고 올랐다. 이 기간 4억6210만원에서 지난달 4억9148만원으로 5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문제는 임대차 시장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 있다. 정부는 현재 9000호인 3기 신도시 사전분양 물량을 약 3만호 이상 추가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 물량 확대는 당연히 서울과 수도권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전 청약에 당첨되면 입주 때까지 기존 주택을 매입하지 않고 전세를 살아야 하는데, 이런건 정말 소소해 보이지만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면, 전세가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달에 한 번 나오는 부동산 정책, 내 집 마련만 절박해져

문제는 그렇게나 잡고 싶어하는 집값도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우선 3년간 꾸준히 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면서, 오히려 ‘투자 수요가 아닌 실수요’가 주택 시장에 대거 참여하게 됐다. 세금을 늘리면 다주택 투자자는 집을 팔 수 있어도, ‘살고 싶은 똘똘한 한 채’로의 욕구는 누르기 어렵다.

[국토교통부]

정부도 이를 인정한다. 7·10 대책을 내놓으면서 국토교통부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불안감 등의 이유로 30대 젊은 층의 주택 매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2019년 24%이던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지난 4월에는 30.5%로 5월에는 32.1%로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온 6월에는 33.2%로 점차 올랐다.

고가대출을 제한하자, 9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의 가격이 오르는 것도 시장이 실수요 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6·17 대책 이후 마음이 조급해진 수요자들이 몰린 곳은 노원구과 강북구, 도봉구 등 9억원 미만 아파트 밀집 지역이었다.

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저금리에 대체투자처를 잃은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강남3구는 물론 강북 신축·중저가 단지가 오름세를 보였다고 한국감정원은 설명했다. 강북권에선 도봉(0.14%)·강북(0.13%)·노원구(0.13%) 중저가 단지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 주택담보 대출 규제와 세금 중과로 강북의 중소형·중저가 아파트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7·10 대책으로 세제상 불리한 고가주택보다 실거주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중소형, 중저가 주택으로 몰릴 것”이라 내다봤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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