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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위기극복의 모범사례 될만한 대한항공의 역발상 전략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올 2분기에 1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것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적자의 흑자 반전이나 전 세계 유수 항공사 중 유일한 흑자라는 실적 자체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이 다른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임직원 휴업 등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1조 5425억원)을 작년(3조 1216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화물 수송에 주력한 발상의 전환과 이를 뒷받침한 임직원들의 노력이 주효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항공길을 막아버린 건 주지의 사실이다. 여객기들이 공항에 발이 묶이자 조원태 회장은 “유휴 여객기를 화물 수송에 활용해 공급선을 다양화하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역발상 전략을 제시했다. 경영전략본부장과 화물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쌓아 온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여객기의 화물칸을 활용하는 정도를 넘어 심지어 좌석에 카고시트백을 설치해 화물 수송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 아예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싣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그 결과 임시화물 전세기 활용 능력이 강해졌고 방역 물품 등 적시에 수송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화물을 대거 유치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는 물론 위기 극복을 위한 전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전제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직원들은 밤낮없는 글로벌 화물 영업과 철저한 정비점검으로 정시운항과 수송에 매진했다. 장거리, 단거리, 오지 가리지 않고 화물기가 투입돼 가동률을 전년보다 20% 이상 높였다. 올 상반기 항공화물 시장의 수요가 15% 이상 줄어들고 대부분의 항공사가 20~40%의 화물 실적하락에 허덕이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2분기 화물 부문 매출(1조2259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통상 전체 매출의 20%가량에 그친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무려 70%를 넘었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도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화물로의 발상의 전환이 대한항공을 위기에서 구해낸 ‘신의 한수’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어떤 재앙에도 돌파구는 있다. 전 직원이 일치단결하면 극복하지 못할 것 없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표현임을 대한항공이 보여줬다. 집안 내 재산다툼으로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음에도 대한항공의 경영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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