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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수문 열려있는데 작업 강행…의암댐 참사는 명백한 人災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춘천 의암댐에서 6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민간인 작업용 고무보트와 경찰정, 춘천시 행정선(환경감시선) 3척이 뒤집혀 빠른 물살에 휘말렸는데, 이 중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것이다. 이들은 의암댐 상류 4㎞ 지점에 있는 인공수초섬 고박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고 한다. 더욱이 사고 당시 의암댐은 초당 1만t가량의 물을 방류 중이었다. 이로 인한 급류에 사람과 선박이 수문으로 빨려들어 댐 밖으로 떨어졌고, 그 바람에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의암댐 참사는 두 말이 필요없는 인재(人災)다. 최근 많은 비로 의암댐은 물이 불어날 대로 불어나 있었다. 당장 비가 내리지는 않더라도 그동안의 폭우로 의암호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과 유속은 엄청났을 것이다.

게다가 이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기 위해 댐 수문 14개 가운데 9개가 열린 상태였다.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 굳이 경찰정과 행정선까지 동원해 수초섬 고정하는 작업을 강행해야 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고 경위를 봐도 의문투성이다. 녹조 제거 등을 위해 설치된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관리업체의 신고를 받고 춘천시는 경찰과 연계해 이를 고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수초섬은 평소 유실방지를 위해 수위변동에 관계없이 항상 물 위에 떠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많은 물이 밀려들고 물살이 거세지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떠내려간 것이다. 그럴 정도라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박작업을 포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장소를 옮겨가며 무리하게 다시 묶으려다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졌다. 조금만 더 인명과 안전을 우선 생각했더라만 막을 수도 있는 사고였다. ‘명백한 인재’라고 밖에는 달리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고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보고 받고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왠지 허망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이번 비로 6일까지 모두 17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다. 여기에 의암댐사고까지 더해져 인명피해는 서른명을 넘어섰다. 앞으로도 비가 더 온다니 그 수는 더 불어날 것이다. 언제까지 인재 타령과 뒷북 지시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자연재해는 인력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철저한 대비와 안전의식이 뒷받침되면 피해는 얼마든지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참사는 그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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