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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현실화된 학습격차 심화…오프라인 수업 더 늘려야

코로나 사태로 등교 수업이 크게 줄어들면서 학생 간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일선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보니 10명 가운데 8명이 그렇게 보고 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조사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학생 간 학습 격차가 ‘더 커졌다’는 응답이 46.3%, ‘매우 커졌다’고 보는 교사는 32.7%였다. 반면 이전과 ‘변화가 없다’는 응답자는 17.6%에 불과했다. 학습 격차 자체를 수치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조사를 통해 그 추세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우려했던 학습 양극화가 결국 현실화된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각급 학교가 개학을 늦춰지고, 등교 수업 대신 원격 수업이 늘어나자 학습 격차가 커질 것이란 예상이 봇물을 이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은 등교 여부와 상관없이 혼자서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면 시간에 구애없이 사교육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오히려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때보다 학습 환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더 처질 수밖에 없다.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보충한다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교사 입장에선 부족한 수업 일수를 메우기 위해 진도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수업을 따라가기가 더 어렵다.

일선 교사와 교육 전문가들은 학습 격차 해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등교 수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교육부 설문조사에서도 그 해소 방안으로 오프라인 지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7.0%로 가장 많았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서울 교육청 등 지역 교육 당국이 ‘3분의 1 이하 등교’ 지침을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교육부에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부는 11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과 취약 계층 학생을 위한 멘토링 강화 등을 포함한 교육 안전망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교육계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핵심은 학습 격차 줄이기다.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 해소책이 될 수는 없다.

어떻게든 등교 수업을 최대한 늘리고, 가능하다면 정상화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물론 그 전제는 철저한 방역과 안전이다. 과밀 교실 해소 등 밀집도를 낮추고, 방역 예산과 인력을 대폭 학교에 투입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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