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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美대선 누가 당선되든 ‘韓경제 빨간불’, 대책은 있나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외교에서 경제까지 선택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한숨 돌릴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는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공화당과 민주당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정책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지만 대외 통상 이슈와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기조는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로서는 답답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등 보호무역주의가 민주당 공약에도 반영됐다.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 중국관계가 개선되고 보호무역주의 완화될 것이란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민주당 역시 미국의 이익을 최고가치로 삼을 것이란 얘기다. 당연히 지난 4년간 한국경제가 겪은 자동차, 철강 관련 관세와 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비관세 장벽이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유지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등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경련은 내다봤다.

대중국 정책 역시 양당 모두 중국의 불공정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가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난감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미국 상무부는 25일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에 대한 수출 규제조처를 시작했다. 화웨이, 틱톡, 위챗에 이어 반도체까지 중국 기업 숨통 조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가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초 한국을 방문한다. 방문 목적 중에는 당연히 한국의 ‘反中 전선’ 동참 촉구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중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과 아시아판 나토인 ‘쿼드(Quad)’에 한국 참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는 또다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누가되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면 더더욱 고민스러운 처지가 됐다. 두 나라와 모두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헛된 생각에 불과하다. 초강대국들이 우리의 편의에 맞춰 움직일리 없다는 건 냉정한 현실이다.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뀌리라는 것은 근거 없는 낙관이었던 셈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현실과 동떨어진 말부터 버리는 게 대책의 시작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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