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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니고 울산·천안도 10억 아파트...전국으로 번진 ‘똘똘한 한 채’[부동산360]
울산 남구 아파트 올 들어 5.6억 올라
세종 전용 84㎡ 고가아파트 기준 9억원 넘어
서울 주택 시장 감시하는 동안, 지방 유동성 뭉쳐
매매가 오르는 동시에 전세대란도 번져
지방도 속속 월세 역전 일어나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울산 남구 문수로 2차 아이파크 1단지 84㎡(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7일 17층이 9억9000만원 신고가에 팔렸다. 10억원 턱밑이다. 이 단지 같은 면적(고층 기준)은 올 상반기만해도 7억5000만원대에서 거래됐는데 7월부터 상승폭이 커지며 8월 중순 이후 고가아파트 기준인 9억원선을 넘어섰다.

101㎡의 실거래가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지난해 말 7억4000만원에서 5월에는 8억4000만원으로 올랐고, 6월에는 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8월에는 11억3000만원, 지난달 23일에는 13억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5억6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서울 핵심지 못지않은 지방 도시의 ‘똘똘한 한 채’도 이제 속속 ‘10억원 클럽’에 합류하고 있다. 학군과 교통이 좋은 일부 지역의 특정 아파트로 유동성이 몰리면서, 숨가쁘게 상승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정부가 끊임없이 서울 고가 아파트를 규제하는 내용의 주택시장 관련 대책을 내놓는 동안, 거꾸로 지방 아파트가 고가 기준선까지 몸값을 올리고 있다.

울산 남구 문수로 아이파크 단지 전경. 전용 101㎡이 올 들어 5억원 이상 오르며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카카오맵]

서울 아니고 창원 84㎡도 호가 9억원…지방 랜드마크 아파트값 무섭게 오른다

울산과 더불어 경상남도 지역의 산업도시 가운데 하나인 창원도 의창구 아파트값은 서울 웬만한 곳 부럽지 않다.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 레이크파크 84㎡은 현재 중층 이상 매물이 9억원을 넘겨 나와있다. 앞서 9월 4일 19층이 8억7500만원 역대 최고가에 팔린 이 아파트는 올 들어서만 2억원 이상 상승했다. 같은 동 용지아이파크도 즉시 입주 가능한 25층 84㎡ 매물이 9억원에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지방에서도 대표 아파트들이 속속 고가아파트 기준선인 9억원에 값이 수렴하고 있다. 충청도 천안시 서북구의 천안불당지웰더샵은 지난달 12일 99㎡가 10억3000만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호가는 이보다 2000만원 더 높은 10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부산 해운대구 등은 중형 규모 84㎡ 아파트가 이미 15억원 가까이 올라 거래된 바 있다.

세종시 새뜸마을 5단지 전경. 세종은 행정수도 이전론에 올해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 됐다. [카카오맵]

두 달만에 2억원 오른 ‘천도론’, 세종 아파트

행정수도 이전론에 개발 호재까지 겹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 된 지 오래다.

새뜸5단지 아이파크메이저시티는 지난달 27일 84㎡가 9억8000만원에 팔렸다. 호가는 11억원까지 불린다. 한달도 안돼 1억2000만원이나 오른 호가는 그간 상승폭과 속도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두달전인 7월에는 이보다 2억원이 낮은 7억5000만원에 팔렸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연초에는 6억2000만원이었다. 올 들어 오른 값만 3억6000만원이다.

세종시 반곡동 수루배3단지리슈빌수자인 아파트 84㎡도 9월 13일 처음으로 고가아파트 기준선인 9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상승폭을 쫓아가기 버거울 정도다. 지난해 10월에는 4억9000만원대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올 7월에는 6억5000만원으로 올랐고, 이제 9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1단지도 사정은 같다. 연초 6억대에 거래되던 같은 면적이 지난달 9억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어설픈 당정의 행정수도 이전 언급이 세종시 아파트값을 끌어올려놨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와 여당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는 마치 일부 세력이 선동하는 것처럼 애써 축소해석을 붙이면서, 막상 본인들이 세종 수도 이전론을 꺼내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파라진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KB국민은행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9월까지 29.5%가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8.4%로 집계됐다.

“아이들 친구 만들었는데, 이사가야 하느냐” 매맷값 오르며 전세대란도 전국구

전국 각지에서 인기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하자, 전세대란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국토교통부 게시판에는 집값 상승과 전세대란에 대해 호소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 모 씨는 “울산 지역 전세 매물이 없다. 이미 집값이 너무 올랐는데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대출)해야 하는 거냐. 아이들 친구도 다 만들어줬는데 이사가야 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울산은 7월 이후 현재(16일 기준)까지 각 구 별로 전세 매물이 절반 이상 줄었다. 앞서 사례로 언급한 울산 남구 문수로2차 아이파크의 경우 1단지와 2단지를 합쳐 1000세대가 넘는데 전세 매물이 1건이다.

세종도 7월 초 1413건이던 전세 매물이 479건으로 66.2%가 급감했고, 대구도 같은 기간 2797건에서 1666건으로 65.3%가 줄었다.

동시에 월세 매물도 상승세다. 세종시의 경우 전세매물 감소세와 더불어 월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전세(479건)과 월세(472건)이 비슷한 수준이다. 울산은 아예 전세(481건)보다 월세(544건)이 더 많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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