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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백신 확보 전쟁 시작…범정부적 역량 모아야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각각 90%, 95% 이상의 효과를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화이자 백신 3억회 분량과 모더나,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커 등의 글로벌 제약사와 이미 20억회분 물량을 확보하고 추가구매까지 고려 중이다. 미국 보건당국도 이달 말부터 매달 2000만회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공급받을 것이라면서 이르면 내년 3월 말에는 모든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백신은 내년까지 공급 가능한 물량 중 90%가 이미 판매 완료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모더나 백신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캐나다, 스위스, 일부 중동 국가들도 선구매에 적극 나서고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력이 약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백신의 ‘공공성’을 위해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5개 해외 제품을 대상으로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늦가을까지 우선 접종 대상자에 대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정부는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 분을, 화이자 등과는 개별 협상을 통해 2000만명 분을 각각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유럽, 미국과 막대한 양의 선구매 계약을 한 화이자나 모더나 등으로부터 우리 국민이 접종할 만한 분량의 백신을 구매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9월 “코로나19 백신 선구매를 통해 국민 60%가 접종할 만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화이자와 계약을 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다소 느긋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백신 계약 시점에 대해 “최종적인 선계약 시점이 언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고 코백스를 통한 백신 확보, 화이자를 비롯해 (임상) 3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있는 제약회사들과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은 조급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자칫 유럽 등의 국가들에 백신을 선점당하고 물량확보에 실패라도 한다면 불안감과 상실감은 엄청날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성분은 mRNA로, 매우 불안정하며 효소 등에 의해 쉽게 파괴되는 물질로 백신의 변질을 막으려면 영하 70도 이하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제품 생산부터 접종까지 모든 과정에 특수장비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수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보관하기 위한 초저온 보관시설 테스트에 이미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번 독감 예방백신의 유통단계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어이없는 관리부실 사고가 터진 것처럼 보관시설이나 콜드체인 시스템 점검 등 백신 관리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부터라도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대비책을 엄격하게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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