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종부세 폭탄 현실화…10년 묵은 9억원 기준 손봐야

국세청이 23일부터 종합부동산세(종부세)고지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9억원 이상의 집 한 채나 6억원이 넘는 집 여러 채를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다. 고지서를 받아든 납세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집값이 작년보다 크게 뛴 데다, 과표의 기준인 공시지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종부세 세율이 한꺼번에 오르면서 세금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곳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000만원 넘는 종부세는 내 집에서 월세 150만원을 내고 사는 것과 같다”, “코로나 불황으로 수입은 쪼그라드는데 세금은 갑절로 뛰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소득이 단절된 은퇴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몇년 전만 해도 종부세는 주로 강남 지역에서 극소수 자산가가 내는 ‘부자세’로 통했다. 이제는 아니다. 강남 3구에 쏠렸던 종부세 대상 아파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1주택자 기준 종부세 과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은 서울에서만 28만1033채로 38.3%(7만7859채) 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대상자는 59만5000명, 세액은 3조347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는 공시가격이 오른 데다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까지 겹쳐 종부세 납부자가 70만명을 넘어서고, 세액도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 가면 종부세 100만명 시대도 곧 닥친다.

지난 4·15 총선 전만 해도 1주택자들의 세 부담을 덜어 주겠다던 여당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재산세를 찔끔 인하해 놓고는 생색을 냈다.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은 2009년 정해진 뒤 바뀌지 않고 있다. 당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7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9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집값이 두 배 가까이 올랐으니 세금 부과 기준도 상향하는 게 합리적인데 11년째 그대로다. 부동산세의 과표가 되는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은 90%까지 올리겠다면서 10년 묵은 9억원 기준은 모른 체한다. 이러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꼼수증세’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세금이 아니라 징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유세 양도세 취득세 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부동산 세금이 퍼부어지고 있다. 코로나 불황기를 지나는 때에 국민 주머니에서 세금을 더 거둬 가면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게 뻔하다. 평생 일군 재산이 집 한 채인 이들에게 집값이 높다는 이유로, 그것도 실현되지 않는 이익에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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