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설] 與는 공항, 野는 3차 재난지원금…표에 눈먼 정치권

정치권은 이미 선거 국면으로 진입한 모양이다. 내년 4월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 노골화하고 있다. 여당은 10조원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가덕도 신공항도 모자라 대구·광주공항도 이참에 함께 추진하자고 한다. 야당은 3조6000억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새해 예산처리 시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쑥 꺼내 들었다. 모두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데 과학적·합리적 검토 없이 던져지고 있다.

여당은 부산과 경남, 대구·경북 사이에서 어렵사리 합의에 이른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더니 국토교통부의 원점 검토 방침도 꺾고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전 정부 땐 신공항 사업을 토목공약이라고 비판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신공항을 아예 ‘노무현 공항’으로 이름 붙이자고 한다. 민주당 소속 시장의 성추행으로 잃은 부산시장을 다시 차지하기 위한 민심 회유책에 다름 아니다. 이전 정권들이 포퓰리즘으로 밀어붙인 청주공항(노태우 공항), 양양공항(김영삼 공항), 무안공항(김대중 공항)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안다면 노 전 대통령이 달가워할 리 없다. 무안공항이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듯, 가덕도는 자칫 ‘멸치 말리는 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여당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대구·광주 공항 특별법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영·호남 지역 표심을 아우르려는 다목적 카드가 아닐 수 없다.

여당의 포퓰리즘 폭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되레 여당의 ‘공항정치’에 한발 걸치더니 이번엔 3차 재난지원금을 선수치듯 공론화하며 민심을 현혹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재미를 본 재정살포를 무력화하고 이슈를 선점하려는 속셈이다. 가뜩이나 새해 예산이 사상 최대 수준인 556조원대에 이르는 터에 재난지원금까지 추가한다면 재정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이를 반영하려면 정부·여당의 역점 사업인 ‘한국판 뉴딜 사업’의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 새해 예산처리시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이 받을 리 만무하다. 야당의 제안이 선거공학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지금은 팬데믹 3차 유행의 문턱에 와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나느냐에 따라 국운의 향방이 결정된다. 그런데 여야는 선거에 눈이 멀어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을 정치적 유불리 차원에서 함부로 다루고 있다. 나랏돈으로 매표(買票) 행위를 하는 파렴치한 짓은 당장 멈춰야 한다. 선거는 이런 정권과 정당을 심판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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