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바로보기] 일본의 명문대학 순위

“일본 최고 명문대는 어디죠?” “일본 대학의 순위가 어떻게 됩니까?”

일본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선뜻 대답을 못한다. 전국의 대학을 1위부터 줄을 세워 순위를 발표하는 일본의 공식 기관은 없다. 대학입시업계나 관련잡지들이 학교 순위를 매기기는 한다. 입시전문가를 자처하는 일부 유튜버가 자기 기준의 대학 랭킹을 발표해 인기를 끄는 사례도 있다. 그래도 전국의 대학을 일률적으로 종합 서열화하는 사례는 없다.

물론 사회에서 통용되는 명문대가 분명 존재한다. 그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해온 도쿄대와 교토대가 일본 최고 명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게이오대와 와세다대는 사립 양대 명문대다. 최상철 간사이대 교수(상학부)는 “기본적으로 공적 기관이 대학 순위를 1등부터 꼴찌까지 적나라하게 공표하지는 않는다”면서 “최상위권, 상위권, 우수, 보통 등 카테고리별로 나누는 정도”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일본에선 명문대학하면 ‘순위’보다 ‘최상위 대학그룹’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순위를 매기는 사설 입시기관이나 유튜버들도 대학 전체 순위 대신 국립대 문·이과와 사립대 문·이과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랭킹을 발표한다. 최고 명문대학들도 동부와 서부 지역, 대학 전공별로 순위 차가 꽤 난다. 최상위권(SA)으로 손꼽히는 대학은 국립대 11개, 사립대 3개 등 14개다. 도쿄대, 교토대, 히토쓰바시대, 도쿄공대, 도호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고베대, 규슈대, 홋카이도대, 요코하마국립대 등이 국립이다. 게이오대, 와세다대, 주오대 등 3개 사립대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 ‘타임스고등교육(THE)’이 공표하는 일본 대학 종합 랭킹이 있기는 하다. 2020년도 발표에 따르면 도호쿠대학이 1위를 차지했다. 교토대 2위, 도쿄대와 도쿄공업대가 공동 3위였다. 규슈대, 홋카이도대, 나고야대, 오사카대, 쓰쿠바대, 국제교양대 순으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 학부의 교육 역량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매긴 순위다. 대학의 미래 순위 지표로 이해하면 된다.

올 9월 출범한 스가 내각 각료 21명의 출신 대학을 봐도 일본 대학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도쿄대가 5명으로 가장 많고, 게이오대와 외국 대학이 3명씩이다. 호세이대(스가 총리)를 비롯해 가쿠슈인대, 와세다대, 메이지대, 지바대, 일본대, 다마가와대, 주오대, 조치대 등 9개 대학에서 1명씩을 배출했다. 운동선수 출신 고졸도 한 명 있다.

일본 명문대학은 이공계가 강한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공이나 학문 영역별로 대학들의 순위 판도가 상당히 다른 것도 눈길을 끈다. 30여년의 장기 침체에도 일본은 세계 3위 경제력을 유지할 정도로 기초체력이 강한 나라다.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이 멈췄지만 그런대로 사회가 굴러가는 것도 이공계 명문대들이 건재한 덕분이다. 사회 평판도가 높은 명문대도 좋지만 4차산업 시대에는 연구 역량과 교육 실력이 뛰어난 대학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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