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방역 허점 없어야 백신 지연접종 설득할 수 있다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는 8일 정부의 발표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한다.

애초 계획했던 3000만명분보다 확보물량이 30% 이상 늘었다. 국민의 90% 가까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감염위험이 적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는 어린이·청소년을 감안하면 거의 전 국민이 맞을 수 있다. 구매처(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모더나)와 구매 방식(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와 제조사 직접계약 병행)도 다원적이어서 불가피한 차질에 대응하기도 손쉽다.

이 정도면 ‘백신 늑장 구매’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백신은 조기에 확보하되 접종은 충분히 안전하게”라는 정부 방침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게 됐다.

백신의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정부 입장도 이해못할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정상적이라면 몇 년씩 걸리는 개발 과정이 1년도 안 되는 데다,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기술을 사용한 것이어서 안전을 충분히 확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백신이 오히려 감염을 촉진하고 확산시킨 사례도 없지 않다. 뎅기열, 사스 백신이 그랬다. 백신 제조사들이 안전성에 대한 ‘면책’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의 방역 상황이 한시가 급한 미국, 유럽과 다르다는 점도 인정된다. 실제로 하루 6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우리는 1만명 넘게 쏟아지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안정된 수준이다.

이제 정부는 백신 도입과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노인과 만성질환자, 집단치료시설, 의료인 등 대상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게 없겠지만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례와 같은 배송운반 시스템상의 문제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년 2/4분기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실제 접종시기까지 안정된 방역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그만 허점도 보여서는 안 된다. 팬데믹으로 가서는 안전 우선이란 정책이 판단 착오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불안 요소는 많다. 지난 4일에는 평택 주한미군기지에서 수십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서로 밀착해 춤을 추는 댄스파티가 열려 논란을 빚었다. 착륙지 없이 외국 영공을 통과하고 돌아오는 국제관광 비행도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고 공항 이용 과정에서 다른 공항 이용객과 분리한다지만 기내 감염을 통한 확진자 재확산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

K 방역의 성패는 백신 접종까지 남은 기간에 달렸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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