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노조 3법’ 통과는 국회의 민노총 변호인 선언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국회가 무더기로 통과시킨 100여개의 법안 중 기업들을 가장 경악하게 하는 것은 이른바 ‘노조 3법(노동관계조정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이다. 노동계 요구사항은 빠짐없이 들어주고 경영계의 목소리는 완전히 무시됐기 때문이다.

본회의에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노조 3법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심사했다. 심사라기보다 노동계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일방적 손질에 가까웠다. 경영계가 최소한의 대항권으로 요구하던 ‘파업 시 대체근로’와 ‘직장폐쇄 기준 완화’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놓고 애초에 있던 ‘근로자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제한’과 ‘생산 주요 시설에서 쟁의행위 금지’ 조항은 삭제했다. 주무부처인 노동부조차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단체협약 유효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려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이자는 내용은 ‘노사 합의’로 결정하도록 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물 위에 금긋기다. 수용하는 척만 했을 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합의가 안 되니 법으로 정하자던 것 아닌가. 노동이사제는 도입 확정하면서 임금 체계의 직무급제 개편은 “노사 합의로 노력해 나간다”고 한 노사정위의 합의문 발표 행태와 판박이다. “받을 건 받고 줄 건 노력해보자”는 비양심적 일방통행이다.

민노총에 불만스러운 건 탄력근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 게 유일하다. 그마저도 경영계의 요구 수용이라 보긴 어렵다. 주 52시간제하에선 탄력근로 3개월을 거의 지킬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인정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거기에 노사분규의 길은 더 크게 열렸다. 앞으로는 해고자들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고 비종사자의 사업장 출입도 합법이다. ‘조업 방해’가 아닌 경우라고 한정하지만 빠져나갈 구실은 무한하다.

한국의 노사협력 수준이나 노동생산성이 선진국 밑바닥인 건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은 하루도 안 되는 근로자 1000명당 연평균 노동손실일 수가 41.8일이나 되니 당연한 일이다. 이런 나라에서 노조 3법의 새로운 무기를 쥐여줬으니 앞으로 더욱 잦은 파업은 불 보듯 뻔하다. 파업은 아니더라도 그걸 빌미로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됨은 물론이다.

안 그래도 기울어진 노동시장은 이제 노조 3법으로 아예 뒤집히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됐다. 노동계의 ‘촛불 청구서’도 이 정도면 거의 고리대금업자 수준이다. 그걸 여당이 법까지 고쳐가며 기업에 이자지불을 강요하고 있다. 국회가 민노총 변호인이란 말을 듣는 게 무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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