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삶의 질 제고’로 방향 튼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실행력

정부가 15일 향후 5년간 인구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 사회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개인을 노동력·생산력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국가 발전 전략’에서 개인의 ‘삶의 질 제고 전략’으로 기본 관점을 전환한 게 큰 줄기다.

저출산 대책으로는 0~1세 영아수당 신설,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 모두 3개월 육아휴직시 각각 최대 월 300만원(통상임금 100%)을 지원하는 3+3 육아 휴직제, 다자녀 가구 지원 기준을 2자녀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다자녀 가구에는 전용 임대주택 2만7500가구를 순차 공급하기로 했다. 일정 소득 이하 다자녀 가구(3자녀 이상)의 셋째 자녀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녀양육비와 주거비 지출이 저출산의 골을 깊게 하는 요인인 만큼 이런 비용을 크게 낮춰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고령화 대책으로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앞두고 신중년의 계속 고용 지원, 기초연금 확대 등 다층 소득보장 체계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퇴직연금·주택연금 등 3층 보장 체계를 보완하고, 신중년 취업 지원 패키지와 적합업무 고용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아직도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의지가 충만한 액티브 시니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이다.

정부가 이번에 네 번째 대책을 내놓았으나 단기간에 상황이 좋아질 리는 없다. 2006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저출산 대책을 만들고 출산장려책을 쏟아냈으나 합계출산율(3분기 0.84명)은 OECD 꼴찌 수준이다. 2003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그동안 쏟아부은 비용(많게는 200조원)이 결국 헛돈이 되고 말았다.

정부도 잘 알고 있듯이 저출산은 사회구조적 문제다. 취업, 거주, 육아 부담, 자녀교육 등에서 어려움이 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집값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청년이 더 늘고 있다. 이번에 영아수당을 도입했지만 현금 보상 등 단선적 접근만으론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이번에 저출산 대책의 키워드로 ‘삶의 질 제고’를 내세운 것은 맞는 방향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자연 감소는 한 국가나 민족을 부지불식 간에 쪼그라들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다. 고령화 등과 맞물려 경제·교육·국방 등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가한다. 그러나 이런 인식을 다 같이 공유하면서도 참담한 실패를 되풀이해왔다. 이제부터는 현실 수용성과 착근성이 높은 정책을 실행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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