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물량도 안전성도…갈피 못 잡는 코로나 백신 확보

코로나 상황이 악화 일로다. 1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78명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17일(0시 기준)도 1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1주간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범위(전국 800~1000명)에 진입했다. 무증상자 조기 발견을 위한 선별진료소가 곳곳에 세워지고 있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려했던 ‘1분에 한 명꼴의 확진자’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는 ‘악몽의 겨울’에서 벗어나고자 백신이라는 차단막을 높이 세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영국·미국·캐나다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올해 안에 백신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내년 2~3월이면 초기 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 개발 중인 백신 4400만명분을 단계적으로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4400만명분 가운데 선구매 계약이 완료됐다는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1000만명분뿐이다. 그런데 3상 임상시험서 투약 용량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문제로 미국 FDA 승인이 내년 중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정부는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보다 먼저 승인해 접종하면 된다고 한다. 정부는 얼마 전까지 “외국 부작용을 본 뒤 접종하는 게 현명하다”고 했었다. 백신 확보를 늦춰서 예산 낭비를 막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런데 이제는 세계 최고 권위의 FDA를 무시하고 외국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이러니 내년 4월 선거를 염두에 둔 ‘졸속 방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코로나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빠른 접종’(35.7%)보다는 ‘안전한 접종’(55.8%)을 중요시한다. 백신의 대표주자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는 면역 효과가 95% 내외고 3상 시험까지 마쳤다. 반면 우리가 확보했다는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 효과 70%에 3상이 진행 중이다. ‘방역모범국’이라는 자화자찬에 빠져 뒤늦게 나선 탓으로 B급 백신 확보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 B급 백신마저 도입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한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구체적 백신 인도 시기는 물론 백신의 종류조차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0만명분도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빠른 접종’이 물 건너간 마당이라면 ‘안전 접종’이라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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