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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규제·부동산…2020 한국은 ‘恐’
[恐 두려울 공 - 헤경이 뽑은 올해의 한자]
겪어본 적 없는 감염병 대재앙
백신 확보 지지부진 불안 증폭
언택트 일상 ‘초유의 불확실성’
살얼음판 경영 ‘규제폭탄’ 충격
있어도 없어도 집은 공포 대상

올 한 해 우리는 너무 많은 공포에 떨었다. 비단 코로나19뿐 아니다. 기업엔 규제가, 국민엔 세금이 공포를 가중시켰다. 2020년은 두려움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도 공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헤럴드경제가 공(恐·두려움)을 올해의 한자로 선정한 이유다.

끝 모를 코로나19 공포

코로나19는 여태 본 적도, 겪은 적도 없는 대재앙이다. 집단 감염을 넘어 이젠 무증상 감염 단계다. 심지어 감염력이 70%나 높은 신종 코로나까지 나왔다. 백신이 개발돼 접종까지 시작했지만 공포는 여전하다.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우린 백신 후진국이다. 정부는 안전성 우선이란 말로 변명하지만 확보해 놓고 ‘안 쓰는’ 것과 구하지 못해 ‘못 쓰는’ 건 엄연히 다르다. 백신 확보 선진국들이 집단면역에 성공해 경제회복에 힘을 쏟을 때 우린 자발적 국민 방역에만 머물 수도 있다.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떨어진다. 안 그래도 사회는 일단 멈춤이고 경제는 저체온 수면상태 아닌가.

새 질서가 불러온 불확실성의 공포

코로나19는 거대한 변화를 불러왔고 세상의 모든 질서를 흔들었다. 새로운 질서는 ‘안전’과 ‘편리성’을 키워드로 하는 ‘언택트의 뉴노멀’이다. 언제 어디서나 장소와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하는 재택근무, 유연근무제도는 이제 필수다. 원격 영상회의는 해보는 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다. 홈트레이닝, 홈쇼핑, 택배는 일상이다.

변화는 불확실성이다. 거기서 오는 불안감은 결이 다른 공포다. 인생 백신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정된 자신의 영역은 없다. 빠르게 적응하면 기회가 되지만 놓치면 도태의 위험에 놓인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살얼음판 경영의 충격파 규제 폭탄

이런 공포의 와중에 정부와 여당은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적 입법에 열을 올렸다. 대통령부터 장관 의원들까지 일사불란하다. 기업에 큰 부담을 안기는 ‘경제 3법’으로도 모자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도사리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 개정안 등 살얼음판 경영 중인 기업의 손발을 묶는 입법 행진은 여전하다. 기업인들에게 수축경제보다 더한 공포도 없다.

있어도 없어도 공포의 대상인 집

안락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할 집은 이제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이다. 연말 종부세 납부 고지서를 받아든 국민은 전년에 비해 크게 오른 세액에 분노하다 종국엔 공포에 휩싸였다. 집값과 공시가격 반영률이 동시에 오르니 내년 세금은 더 무섭다. 서울 주택소유주의 40%가량이 종부세를 낸다. 팔고 이사가면 되지 않느냐고? 양도세에 취득세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은퇴한 1주택자들에게 종부세는 ‘나라의 월세’, ‘세금 아닌 벌금’이다. 집 없이 안빈낙도할 수도 없다. 집값 상승보다 무서운 게 전셋값, 월세의 상승이다. 집주인의 세부담을 임차인이 고스란히 떠안는 꼴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물거품으로 변해간다. 희망이 사라지는 것보다 무서운 건 없다.

스스로 찾아야 하는 희망

공포의 근원은 무지다. 무지는 경험과 지식으로 극복된다. 희망은 액션체인저들의 용기와 도전에서 나온다. 소비에서 가성비는 이제 더는 금과옥조가 아니다. 마음속 위안까지 감안한 ‘가심비’나 편리성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편리미엄’에 일찍 눈 뜨면 새 시장도 빨리 본다.

워라밸의 시대도 사라졌다. 균형점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일하는 도중에 즐길 시간도 만들어야 한다. 취미와 밥벌이를 동시에 하는 투잡, 쓰리잡을 스스로 선택하는 세상이 됐다.

공포와 희망은 한 몸이다.

권용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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